신한·KB·하나·NH저축은행 상반기 순익 두배로
영업초기 대규모 적자 벗어나 실적개선세 뚜렷
"초대형사와 시장선점 놓고 생존경쟁 치열해져"

▲ 신한·KB·하나·NH 등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KB저축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KB저축은행 제공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들이 호실적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국내 대형 금융그룹의 간판을 등에 업고 영업을 시작한 8년 전 대규모 적자에 허덕이며 그룹 내에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지만, 올해에는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지면서 경영체질 개선에 탄력이 붙는 모습이다. 

17일 저축은행중앙회의 경영공시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KB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75억원으로 전년동기(22억원) 대비 240.91%(53억원) 급증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하반기 32억원에서 올 상반기 101억원으로 215.62%(69억원) 크게 확대됐다. 

다른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도 실적을 대폭 끌어올렸다. 신한저축은행의 순익은 84억원으로 1년 전(39억원)보다 115.38%(45억원) 늘었고, 총자산은 1조4612억원으로 지난해 6월 말(1조4268억원) 대비 2.41%(344억원)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112억원으로 전년동기(53억원) 대비 두 배 이상 확대됐다. 

하나저축은행의 올 상반기 순익은 47억원(가결산공시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19억원)보다 147.37%(28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상반기 26억원에서 올 상반기 65억원으로 150.00%(39억원) 증가했다. 

NH저축은행 역시 호실적을 보였다. 올 상반기 순익이 94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63억원) 대비 49.21%(31억원) 늘었고, 영업이익은 120억원으로 1년 전(66억원) 보다 두 배 가량 확대됐다. 

지난 2011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저축은행들이 잇따라 문을 닫는 대규모 영업정지 사태가 발생하자, 금융당국은 사태의 빠른 수습을 위해 신한·KB·하나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에게 부실저축은행 인수를 독려했다.

신한금융지주는 2011년 토마토저축은행을 인수한 이후 예한별저축은행과의 합병을 통해 2013년 4월 통합 신한저축은행을 탄생시켰고, 하나금융지주는 제일2·에이스·한국저축은행을 인수해 2012년 하나저축은행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KB금융지주도 제일저축은행과 예한솔저축은행을 잇따라 인수해 2014년 초 통합 KB저축은행을 출범했으며, 옛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였던 우리금융저축은행은 2014년 6월 NH농협금융지주로 편입되면서 NH저축은행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이 출범할 당시 업계에서는 이들이 초반 경영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늘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시중은행의 영업기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연계영업 등을 통해 고객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저축은행 인수 당시 업황은 물론 전반적인 경기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경영 초반 실적부진은 어느정도 감수한 부분이었다"며 "꾸준히 내실화를 다지고 그룹 계열사와의 연계영업 등 시너지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저축은행의 총자산도 1조원대로 올라서면서 대형저축은행으로 편입됐다. 지난 6월 말 기준 NH저축은행의 총자산은 1조5658억원을 기록했고 신한저축은행 1조4612억원, KB저축은행 1조3019억원, 하나저축은행 1조1428억원 등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 초기 대규모 적자에 시달리던 은행계 저축은행들이 흑자로 돌아서는 등 실적이 전반적으로 좋아지고 있지만, 앞으로도 실적 개선세가 꾸준히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업황 악화 속에 시장을 빠르게 잠심하고 있는 초대형저축은행과의 치열한 영업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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