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19일부터 줄줄이 만기 도래…연내 1700억원 규모
우리·KEB하나은행, 현장지원반 등 비상 대응체계 가동
원금손실 확정에 투자자들 금감원 분쟁조정 민원 늘 듯

▲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만기가 19일부터 도래하기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의 원금손실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만기 도래로 투자자들의 원금손실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첫 만기가 도래한 우리은행의 독일 국채금리 연계 DLF가 '전액' 손실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면한 가운데 올해 연말까지 만기가 끝나는 우리·KEB하나은행의 DLF 규모는 1700억원에 달한다. 앞으로 원금손실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의 집단소송이나 분쟁조정 민원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연말까지 DLF사태의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칠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올 3∼5월에 판매한 DLF 만기는 이날을 시작으로 11월19일까지 연이어 도래한다. 우리은행의 DLF는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만든 파생결합증권(ELS)에 투자한 사모펀드다. 

이날 만기가 도래한 DLF의 손실률은 쿠폰 금리를 포함해 60.1%로 확정됐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양적 완화 재개에 대한 신중론과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독일 국채 금리가 최근 반등하면서 손실액이 이전보다 다소 줄었다.

우리은행은 DLF 만기도래가 시작되면서 현장지원반을 마련하는 등 비상상황 대응 태세를 가동하고 있다. 현장지원반은 자산관리(WM)그룹 직원이나 이곳 출신인 직원을 중심으로 100여명으로 구성된다. 또한 돌발상황에 대비해 본점에 본부부서 직원, 프라이빗 뱅커(PB),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비상상황실을 운영 중이다. 

KEB하나은행이 판매한 DLF도 이달 25일부터 만기가 돌아온다. 이 상품은 영국 이자율 스와프(CMS) 7년물 금리와 연계돼 있으며, DLF 판매 시점의 금리보다 만기 시 금리가 40% 넘게 떨어지면 손실이 난다. 연말까지 만기를 맞는 상품은 '메리츠 금리연계 AC형 리자드'로 463억원 규모다. 이로써 올해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우리·하나은행의 DLF 규모는 약 1700억원에 달한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7월부터 박세걸 WM사업단 전무를 지원 총괄로 투자상품부, PB사업부 등 10여명으로 구성된 사후관리지원반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DLF 가입고객의 문의를 받고 소비자보호 방안을 만들기 위해 지난달 26일 소비자보호대책위원회를 추가로 구성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23일부터 DLF 상품을 판매한 은행은 물론 상품을 설계한 증권사, 상품 운용사 등에 대한 합동 검사를 진행 중이다. 당국은 이번 검사에서 은행들이 DLF의 손실 가능성 등 투자 위험을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알렸는지 등 불완전판매 여부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DLF 만기를 맞아 원금손실 규모가 줄줄이 확정되면 금감원 분쟁조정 민원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분쟁조정은 손실이 확정된 민원만 대상으로 한다. 전날까지 DLF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접수된 분쟁조정 민원은 150여건이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에게 제출한 DLF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달 19일 기준으로 우리은행이 개인에 판매한 독일 국채금리 연계 DLF와 하나은행이 판매한 영국·미국 CMS 금리 연계 DLF 상품 잔액은 총 442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판매된 것은 2020억원으로 전체의 45.7% 수준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DLF 만기를 맞아 투자자 민원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로, 이른 시일 내에 분쟁조정위원회를 열 계획"이라며 "우리·하나은행에 대한 검사에서는 불완전판매 개연성이 있는 부분을 확인해 배상비율 등 전반적인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소비자원은 법무법인 로고스와 손잡고 DLF사태와 관련한 피해자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금소원은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이달 안에 우리·하나은행에 대해 DLF 피해 배상을 요구하는 공동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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