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예비인가전 앞두고 토스뱅크 '불참' 시사
까다로운 조건에 차별성·혁신성 확보 쉽지 않아
내년 상반기 제3인터넷은행 출범 쉽지 않을 듯

▲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 인가전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그동안 유력 후보로 꼽혔던 토스가 재도전 포기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새로운 인터넷은행 출범에 먹구름이 짙어졌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제3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안갯속에 빠졌다. 그동안 유력 후보로 꼽혔던 토스가 재도전 포기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오는 10월 인터넷은행 예비 인가전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실시된 예비인가에서 탈락의 쓴 맛을 봤던 키움·토스 외에 다른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라는 눈치지만, 후발주자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진 당국의 까다로운 규제 요건을 총족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기존 인터넷은행의 성장성 둔화 등 출범 이후에도 기대 만큼의 성공을 거두기가 힘들 것이란 회의적인 시각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10월 중 인터넷은행 신규 예비인가를 재추진한다. 다음달 10∼15일 예비인가 신청을 받고, 신청일로부터 60일 안에 심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후 본인가 신청 후 1개월 안에는 최종 심사 결과를 낼 예정으로, 이르면 올해 안에 새 인터넷은행이 나올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기존의 인터넷은행 인가의 틀을 유지할 방침이다. 최대 2곳까지 인터넷은행을 인가하고, 인터넷전문은행법에 따른 모든 업무를 허용한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 집단)만 아니라면 어떤 기업도 제3인터넷은행에 도전할 수 있다. 

앞서 금융위는 5월 26일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 제출한 예비인가 신청을 모두 불허했다. 키움증권을 중심으로 꾸려진 '키움 컨소시엄'은 혁신성이, 비바리퍼블리카가 주도한 '토스 컨소시엄'은 안정성이 부족해 예비인가가 부적절하다고 권고한 외평위의 의견을 받아들인 결과다.

이들이 이번 예비인가에 다시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키움뱅크 측은 예비인가 재추진에 관해 현재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고, 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대표는 최근 제3인터넷은행 재도전과 관련해 "현재로선 사실상 힘들 것"이란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18일 핀테크 스케일업(Scale-up) 현장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증권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금융당국에서 우리가 수행할 수 없는 안을 제시했다"며 "증권업 진출을 막은 이슈가 인터넷은행에도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에 이대로라면 이 분야 진출도 멈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정보기술(IT) 대기업의 참여를 막는 장벽을 없애는 등 시장 흥행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기대 만큼 뜨겁지 않은 게 사실이다. 

당국이 키움과 토스 외에 다른 업체에도 문호가 열려 있다며 혁신성과 자본력을 갖춘 새로운 도전자들이 나오기를 바라고 있지만, 앞선 진행된 예비인가에 네이버 등 대형 IT기업과 금융회사들이 잇따라 불참을 선언한 데다 기존 유력 후보들도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제3인터넷은행 탄생에 대한 회의적 시선이 짙어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제3인터넷은행이 탄생한다해도 기존 은행과 비교해 얼마나 시장성공의 우위를 점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많다. 기존 인터넷은행이 출범 3년 차에 접어든 가운데 영업 초기 보여줬던 혁신성과 폭발력이 많이 사그라졌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 출범을 앞두고 시중은행들이 대규모 인력과 자본을 투입해 디지털 혁신에 사활을 걸면서 은행 앱과 인터넷은행 간 차별성은 크게 줄어든 상태다.

인터넷은행 '1호'인 케이뱅크는 올 1분기 24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손실 규모는 지난해 1분기 188억원에서 53억원 확대됐다. 1분기에 102억원의 순이자이익을 벌었지만, 일반관리비가 261억원으로 전년보다 51억원 늘어나면서 영업손실 규모가 커졌다. 건전성도 악화일로다. 지난 3월 말 케이뱅크의 연체율은 0.87%로 지난해 1분기 0.17%에서 5배로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인터넷은행 진출을 노렸던 ICT 대기업이 잇따라 시장 불참을 선언한 것도 까다로운 진입조건에다 기존 인터넷은행의 성장한계 등이 영향을 미친 것"며 "내년 상반기에 제3인터넷은행이 문을 연다고 해도 소비자들의 저조한 관심 속에 성공을 보장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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