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택시’ 달리지만 호출에 따라 요금 최대 두배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카카오가 대형 택시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먼저 시장에 진입한 타다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카카오는 애초 미국의 우버 같은 차량 공유 사업을 추진했지만 택시업계의 강력 반발에 막힌데다 정부마저 상생을 강조하면서 결국 택시와 공존을 택했다. 하지만 새 서비스가 나올 때마다 요금은 더욱 비싸지면서 혁신은 사라지고 소비자들의 요금 부담만 커졌다는 지적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모빌리티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는 내달 라이언 택시를 출시할 예정이다. 라이언 택시는 카니발이나 스타렉스 등 대형 승합차에 카카오 대표 캐릭터 라이언이 도색되는 대형 택시다.

타다와 마찬가지로 목적지를 알려주지 않고 배차하는 강제배차 시스템과 호출 수에 따라 이용 요금이 달라지는 과금 체계 탄력요금제를 도입한다. 이에따라 수요가 늘어날 경우 일반 중형 택시에 비해 최대 두배까지 요금이 비싸질 수 있다. 라이언 택시 운송 수입의 10%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플랫폼 이용료로 가져간다.

앞서 카카오는 100여개 법인택시 회사와 제휴를 맺고 서비스 준비를 본격화했다. 현재 택시 기사도 모집 중이다. 자격 요건은 1종 보통운전면허 이상이다. 근무 조건은 정규직에 주야 2교대 주 6일 근무, 급여는 월 260만원(세전)으로 제시됐다.

대형 택시 시장은 운송업계에서 블루오션으로 뜨는 시장이다. 타다의 경우 택시보다 비싼 요금에도 불구하고 출시 9개월 만에 회원수 100만명을 달성했고, 지난달 기준으로 타다의 서비스 호출 수는 출시 직후 대비 1600% 증가했다. 승차거부가 없고, 쾌적한 차량 서비스 등이 승객들에게 인기를 끈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의 등장으로 대형 택시 시장 경쟁은 본격화될 전망이다. 라이언 택시 운행 지역도 서울·경기·인천으로 타다와 같다. 다만 타다가 택시업계와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택시업계와 공존을 택한 카카오가 초기 사업 진행에 이점이 많을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카카오가 외쳤던 혁신은 사라지고 결국 소비자들의 부담만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가 애초 추진했던 카풀 서비스는 택시 승차 거부와 불친절한 서비스에 대한 반발, 요금 인하 효과 등으로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불렀다. 하지만 생존을 우려한 택시업계의 강력한 반발로 카풀 사업 진행에 급제동이 걸렸다. 차량 공유 업체도 택시 면허를 매입해야 한다는 정부의 방침까지 나오면서 카카오는 택시업계와 공존으로 사업 방향을 바꿨다. 요금도 고급화를 이유로 더욱 비싸지고 있다.

해외에서 우버나 그랩 등 차량 공유 서비스가 자리를 잡으면서 택시요금이 갈수록 저렴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오히려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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