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P2P금융 관련 민원은 1867건…1년새 30배 폭증
사기·잠적·부도 등 각종 사건·사고에 연체율은 고공행진
민원 제기해도 구제 힘들어…"손해는 고스란히 투자자 몫"

▲ P2P금융에 대한 소비자 보호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지 못한 가운데 P1P업체 대표의 사기·잠적·부도 등 잇단 사건·사고와 연체율 상승 등 대출부실에 따른 소비자 피해와 민원이 급증하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사진=pixabay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핀테크 바람을 타고 단기간 내 몸집을 불리고 있는 개인간거래(P2P) 금융시장에 우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P2P대출업체에 대한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이 허술한 점을 틈타 검증되지 않은 업체들이 난립하면서 투자사기, 횡령 등 각종 사건·사고와 연체율 상승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P2P금융 투자자에 대한 보호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지 못한 가운데 사기성 대출 및 불완전판매에 따른 피해와 민원이 급증하고 있어 금융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감독원에 제기된 P2P금융 관련 민원은 1867건으로 전년(62건)에 비해 2911.29%(1805건) 폭증했다. 2015년 9건이었던 P2P금융 관련 금감원 민원은 2016년 34건, 2017년 62건으로 늘었고 2018년에는 전년의 30배로 치솟은 것이다. 

이는 지난해 P2P대출 투자사기와 경영진의 횡령·잠적사태가 연이어 터진 데다 일부 업체들의 부실한 여신관리로 대출 연체율은 위험수위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기준 한국P2P금융협회 회원사 44곳의 평균 연체율은  9.11%에 달한다. 이는 전월(6.96%)보다 2.15%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1년 전(4.87%)에 비해 두 배 가량 확대됐다. 

특히 일부 회원사의 연체율은 우려스러울 정도로 높은 실정이다. 애플펀딩과 썬펀딩의 연체율은 각각 93.47%, 93.00%로 치솟았고 소딧(76.00%), 비욘드펀드(70.12%, 6월 말 기준), 월드펀딩(55.00%), 스마트펀딩(43.00%), 펀디드(34.00%) 등도 30%를 넘겼다. 

이들 회원사 44곳의 지난달 말 누적 대출액은 4조7358억원으로 전월(4조5055억원)보다 5.11%(2303억원) 늘었다. 1년 전(2조4952억원)과 비교하면 89.80%(2조2406억원) 가량 급증한 수준이다.  

일부 P2P업체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로 인해 투자자들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P2P대출업체를 운영하면서 투자금 모집과 대출 과정에 사용되는 프로그램을 조작해 수억원을 빼돌린 프로그래머 출신 30대 대표가 지난 6월 사기 및 업무상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또한 올해 초에는 '연 20% 수익'을 내걸고 6800명에 162억원 규모의 투자사기를 벌인 P2P업체가 대표가 적발되는가 하면, P2P대출을 가장해 1000억원대의 투자금을 받아 횡령한 P2P대출 중개업체 임원들이 대거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문제는 P2P업체를 규제할 마땅한 관련 법규가 없어 투자자 보호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대출상품 공시 강화 등의 내용이 담긴 P2P대출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는 가이드라인 개정만으로는 P2P업체의 불법행위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 

그동안 국회에 잠들어 있었던 P2P금융 규제 법안은 지난달 국회 정무위를 통과해 본회의를 앞두고 있다. P2P업체를 금융위 등록 대상으로 법제화하고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관리·감독을 받도록 내용이 주요 골자다. 

관련 법안이 시행될 경우 P2P대출과 관련해 최소한의 투자자 보호장치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법안이 국회를 최종 통과하더라도 시행령까지 만들어지려면 법제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소비자 피해 우려는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P2P업체에 대한 법적 감독·검사 권한이 금융당국에 없다보니 제대로된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못했고, 이로 인해 투자금 유용·횡령, 부도, 허위공시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당국에 민원을 제기해도 피해를 회복할 가능성이 낮아 P2P투자에 따른 손해는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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