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경쟁에 일본 불매운동, 유가상승 등 삼중고
불확실성 증가하면서 하반기 주가 일제히 폭락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LCC(저비용항공)업계의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신규 항공사 추가 허가로 경쟁이 심화된 상황에서 일본 불매운동에 따른 먹거리 축소, 유가 급등에 따른 비용 증가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상장 항공사의 경우 뚝 떨어진 주가에 투자자 눈치까지 보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상황은 크게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여 생존경쟁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2일 거래소에 따르면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등 상장 저비용항공사들의 주가는 하반기 들어 큰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5만원을 넘어섰던 제주항공 주가는 오후 3시 이 시각 2만3900원을 기록하고 있다. 1년만에 주가가 반토막이났다. 지난해 최고 3만4300까지 올랐던 진에어 역시 주가가 현재 1만5000원대로 폭락했다. 에어부산은 주가가 지난해 최고점 9400원을 터치한 이후 계속 떨어져 현재 6100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티웨이항공의 경우 현재 4820원으로 공모가 1만2000원 대비 반토막났다.

제주항공의 경우 모회사 애경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도전으로 반짝 상승하기도 했지만 2분기 실적부진 등으로 주가 하락세는 지속됐다. 애경이 살인 가습기살균제 가습기메이트를 팔아 떼돈을 벌고도 제대로 된 사과나 보상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양대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증시 전문가들은 저비용항공사들의 주가를 끌어내린 주범으로 실적불확실성을 꼽고 있다. 다수의 신규 사업자 등장으로 경쟁이 심화된 상황에서 환율까지 올랐다. 실제 2분기에 저비용항송사들은 일제히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일본 불매운동 여파와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로 항공수요와 노선이 줄어들면서 걱정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유전시설 드론 공격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원가부담까지 높아졌다. 국내 항공사의 경우 영업비용 중 유류비가 20~30%에 달해 수익성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삼성증권 김영호 연구원은 "성수기임에도 최대 여행 선호지인 일본의 출국자 수가 급감하면서 보이콧 영향이 본격화 하는 모습"이라며 "고수익 노선 부진과 경쟁 심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 환율상승에 따른 영업외 손실 확대 등으로 성수기가 무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성수기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상황에서 비수기가 도래하면서 앞날 역시 암울하다는데 있다.

이 때문에 항공업계에선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임박했다는 시각이 확산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출혈경쟁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수익성 요인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사실상 부도사업자가 나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차별화가 생존을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사실상 LCC업계의 살아남기 경쟁이 시작됐다”며 “결국 서비스와 노선의 차별화가 생존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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