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실적 부진에 ESS 화재 이어지면서 ‘우울’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글로벌 배터리기업 LG화학이 주춤거리고 있다. 해외기업의 추격이 거센 상황에서 SK이노베이션과 특허소송에 발목이 잡힌데다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로 품질에 대한 물음표까지 커졌다. 화학부문 실적악화에 신성장동력인 배터리마저 흔들릴 경우 실적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7일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와 LG화학 측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된 전국 ESS 화재 26건 가운데 14건이 LG화학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사용한 시설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화재 사건의 절반(53%)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불이 난 ESS에 사용된 LG화학의 배터리는 모두 2017년 하반기, 중국 남경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해당 제품에 대한 비공개 리콜을 LG화학 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LG화학 배터리 결함으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이에 대해 LG화학 측은 “시장에서 쓰는 배터리 둘 중 하나는 LG제품”이라며 “정부도 배터리가 ESS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서 민관합동 조사에서 화재 원인을 특정하지 못한 정부가 현재 ESS 화재 사고 원인 조사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결론이 달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LG화학은 최근 수년간 호황을 누렸지만 지난해부터 에틸렌 등 주요 품목의 업황이 반전하면서 실적도 꺾인 상황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석유화학부문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42% 급감했다. 배터리도 일시 요인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같은 기간 전체 영업이익도 55% 급감했다.

지난해 LG화학 44만원에 달하던 주가도 이날 28만원대에서 등락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성장동력인 배터리부문까지 급제동이 걸릴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 4023억원 대비 27.2%를 밑도는 2930억원으로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40만원에서 35만원으로 내렸다. 다만 그는 "내년 전기차배터리 성장속도는 프리미엄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내년에는 흑자전환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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