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소송 패소로 거둬들인 과징금을 기업에 돌려주면서 얹어준 이자 액수가 최근 5년 동안 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8일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실이 공정위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15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공정위가 기업에 내준 환급가산금은 총 977억5300만원으로 집계됐다.

환금가산금은 공정위가 특정 기업의 행위가 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부과한 과징금을 대법원이 부당하다고 최종 판단해 직권 취소했을 때 과징금과 함께 돌려주는 이자다. 이는 국고에서 나간다.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하면 기업은 즉시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환급가산금은 기업 입장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수입이라고 볼 수 있다.

연도별로 보면 환급 가산금은 2015년 373억4500만원에서 2016년 325억4500만원, 2017년 81억3500만원, 작년 27억3600만원으로 크게 감소하다가 올해는 9월까지 169억9200만원으로 크게 반등했다.

올해 크게 반등한 이유는 '퀄컴 인코포레이티드'(이하 퀄컴) 때문이다. 퀄컴은 지난 3월 총 153억3400만원을 이자로 받으면서 집계 기간 중 단일 사건으로 가장 많은 환급가산금을 수령한 기업에 올랐다.

공정위는 2009년 퀄컴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등에 대해 과징금 2732억원을 부과했는데, 올해 초 대법원이 이 가운데 487억원을 직권 취소했기 때문에 원금의 약 ⅓에 해당하는 금액을 그간 쌓인 이자로 받았다.

공정위는 2016년 퀄컴의 또 다른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에 대해 역대 최대 과징금은 1조311억원을 부과했고, 퀄컴이 취소 소송을 걸어 이 사건은 현재 서울고등법원에 계류 중이다.

퀄컴에 뒤를 이은 환급가산금 2위 기업은 현대오일뱅크였다. 이 기업은 2015∼2016년 주유소 담합 사건 등에서 대법원에서 일부 승소해 총 144억9600만원의 이자를 받았다.

이 의원은 "국민 세금으로 메꾼 환급가산금이 최근 5년간 1000억원에 달하고 특히 특정 기업에 집중되어 있다"며 "공정위는 과징금 부과에 있어 국민신뢰도 하락과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철저하고 정확한 판단과 결정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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