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초반 1200원 돌파했지만, 이내 하락 반전
한달 넘게 1190원 후반대 박스권 흐름 이어져
1200선 '반짝' 돌파 가능성…연말 하향 안정세

▲ 원·달러 환율이 1190원선에서 등락세를 보이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원·달러 환율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지난 8월 초부터 한 달 가량 1200원을 웃돌던 원·달러 환율은 1190원선으로 떨어진 이후 박스권 장세에 갇힌 모습이다. 미중 무역협상의 불확실성이 재점화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장 초반 한때 1200선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이내 내림세로 돌아선 이후 하락 폭을 키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등으로 '반짝' 상승하며 1200원을 돌파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인 추세로 하향 안정세를 찾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1시30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3.1원 하락한 1196.2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5.5원 오른 1198.6원으로 시작한 이후 장 초반 1200.6원까지 올랐지만, 이내 하락세로 전환됐다. 

이날 장중 한때 1200원을 돌파한 것은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미중 무역협상의 결렬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합의를 위한 좋은 기회라고 밝힌 반면, 중국 측은 신장 위구르(웨이우얼) 자치구 인권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취한 제재를 거론하며 기대를 낮췄다는 반응을 내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들 중국 관리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끝내기를 원하지만, 단기간 내에 어떤 합의의 규모나 범위에 대해 낙관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올들어 원·달러 환율은 가파른 오름세를 이어왔다. 올 1∼2월 1120원대에서 움직였던 환율은 3월 말 1135.1원으로 올랐고, 4월에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악화 충격과 외국인 역송금 수요 여파에 1160원선까지 상승했다.  

이후 경기부진 우려가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6월 말 1155원에서 7월 말 1183원으로 오른데 이어 미중 무역분쟁 고조와 일본의 2차 경제도발 등 악재가 밀려온 8월 말에는 1211원으로 고점을 찍었다. 이후 9월 말 1196원으로 소폭 하락하면서 '숨고르기' 행보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1200원 밑에서 공방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외신 보도 등으로 미중 무역협상 결렬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며 "다만 수출 업체의 달러 매도 유입과 당국의 미세조정에 대한 경계 등으로 1200원 재진입은 어려울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16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과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으로 1200원을 뚫고 오버슈팅(과열) 국면이 연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원화 약세는 국내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판매대금의 원화 환산액을 증대시키는 등 기업의 수익성 향상에 도움을 준다. 다만, 이같은 환율 효과는 수출기업들의 현지화 및 글로벌 조달 전략이 강화되면서 과거보다 희석됐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 4분기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설 경우 외국인들이 환차손을 감수하며 한국시장에 머무를 이유가 없어진다"며 "국내 기업들의 실적마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들의 급격한 이탈은 금융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환율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