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상왕정치’ 노림수라는 주장부터 참여정부 유력인사 개입설까지
최측근 김인회의 차기 회장 선임기구에 참여는 투명성 물음표 빌미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KT 회장 인선이 혼탁양상이다. 현재 KT 사내 3~4명이 하마평이 오르면서 물밑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황창규 KT의 회장의 '상왕정치'설에 참여정부 고위관료의 개입설 등 온갖설이 난무하고 있다. 황 회장의 최측근인 김인회 사장이 차기회장 선임프로그램에 참여면서 공정성에 금이 간 것이 이 같은 분위기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각종 비리의혹으로 얼룩진 KT 정상화와 국민기업 복귀라는 실종된 대의를 서둘러 되찾아야한다는 지적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KT 이사회 지배구조위원회는 최근 2년 이상 KT 그룹사에 재직한 부사장 이상 차기 회장 내부 후보군 16명 가운데 4명 안팎의 차기 회장 후보군을 추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배구조위원회는 외부인 공모가 마무리 되면 내달 사내외후보군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최종 후보는 KT 이사회를 거쳐 내년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된다. 

현재 내부에서는 구현모 고객&미디어부문장(사장), 오성목 네트워크부문장(사장),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사장) 등이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 대한 내부의 평가는 엇갈리는 모습이다. 구 사장은 소비자영업과 IPTV, 미디어를 합친 커스토머&미디어부문을 이끌면서 성과를 내왔지만 황 회장의 최대 의혹인 불법 정치후원 혐의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오 사장은 KT의 네트워크 전문가로 5G 서비스 개척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지난해 아현지사 화재에 대한 책임론이 따라붙고 있다. 

기술통으로 꼽히는 이 사장은 오랜 연구개발 이력이 강점이지만 경영능력 측면에서는 물음표가 제기된다. 

최종 결론은 지배구조위원회가 내린다. 지배구조위원회는 3인의 사외 이사 중 김인회 사장이 위원장을 맡고 총 8명의 사외이사 중 4인이 참여한다. 사실상 이사회가 회장 인선을 결정하는 구조다. 

문제는 구 사장이 황 회장의 최측근으로 통한다는데 있다. 이는 국회불법로비, 경영고문 부정 위촉 등 각종 비리의혹에 휘말린 황 회장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후보를 내세워 자신의 후환을 막기 위한 ‘상왕정치’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는 내부의 비판을 야기하고 있다. 

그동안 차기 선출 과정에선 다양한 의구심이 제기됐다. KT는 지난 4월부터 부사장급 이상의 고위 임원들을 대상으로 사내 회장 후보군을 좁혀왔는데 황 회장의 임기가 1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이뤄진 조치로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현 회장의 위상이 여전한데다 사실상 이사회가 회장을 선출하는 시스템에서 내부 출신으로 차기 회장 후보군을 압축한다는 것은 줄세우기 등 부작용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현 정권의 경제관료와 재계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알려진 한 유력인사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KT 사외이사에 둥지를 튼 일부 참여정부 인사의 영입에도 그의 입김이 미쳤다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KT새노조 측은 “해당 인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가 돌고 있지민 현재 중요한 것은 CEO리스크로 기업 가치가 타격받고 있는 KT의 정상화"라며 "신임 회장은 KT의 정상화를 통해 국민에게 사랑받는 국민기업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부의 구성원들에게는 현재 인선 절차는 신임 회장을 뽑는 절차가 아니라 황 회장의 적폐경영을 감추기 위한 후계자 임명 절차로 보이는 게 현실”이라며 “내부 의견수렴과정과 황 회장의 경영에 대한 평가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후임자 선출은 '황을 위한 황에 의한 황의 후계자 선출'이라는 냉소적 비판에 직면해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KT새노조는 공정성을 문제삼아 김인회 사장의 회장 후보 심사과정 배제를 촉구하고 있다. 

한편,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는 이날 오전 황 회장을 배임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황 회장은 2014년 취임 후 정치권 인사, 군인과 경찰, 고위 공무원 출신 등 14명에게 고액의 급여를 주고 각종 로비에 이들을 활용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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