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10월 기준금리 1.25%로 전격 인하
경기둔화·디플레 우려에 기준금리 역대 최저치로
"내년 경기반등 기대 어려워…추가 인하 가능성"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한국은행이 10월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안정 속에 국내 수출·투자·고용 사정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데다 물가상승률도 목표치에 못 미치는 등 우울한 경제지표가 이어지면서 올해 두 번째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도 국내 경기가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다만 기준금리가 이미 '실효하한'에 근접해 금리를 내리더라도 효과가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통화정책의 키를 쥔 한은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1.50%에서 0.25%포인트 인하했다. 앞서 한은은 2016년 6월 기준금리를 1.25%로 내린 이후 2017년 11월과 지난해 11월 0.25%포인트씩 올렸다가 올해 7월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날 금리를 추가로 내리면서 기준금리는 2년 만에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 8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당시 신인석·조동철 금통위원은 '인하' 소수의견을 냈고, 다른 금통위원들도 "7월 인하 효과를 지켜보자"는 기류였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7월의 한차례 인하로는 경기 회복에 역부족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셈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또 내린 것은 국내 경기둔화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에서다. 한은은 2.7%로 잡았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7월 2.2%로 낮췄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의 여파로 올해 2.2%마저 달성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수와 수출 부진이 이어질 경우 내년 한국 성장률이 2%를 밑돌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홍준표 연구위원은 주요국 금리가 이미 낮은 수준이라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통화정책 여력이 줄어들었고,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도 쉽지 않다고 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기준금리를 두 번 내렸고, 유럽중앙은행(ECB)도 제로(0%) 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마이너스를 기록, 저성장과 저물가가 장기화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상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2(2015년=100)로 1년 전보다 0.4% 하락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하락한 것은 1965년 전도시 소비자물가지수 통계 작성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시장의 관심은 내년에도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지 여부로 쏠린다. 수출과 투자, 소비 부진의 장기화로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더 악화할 가능성이 높아 추가 금리 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중앙은행 입장에선 금리 인하로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달 인하 후 내년 상반기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민간부문 성장률이 극심한 둔화를 겪고 있는 가운데 3분기 전체 성장률 역시 정부 소비 둔화의 영향으로 실망스러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내년 1분기 추가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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