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하나·우리 등 대표 은행주 하반기 약세장 전환
국내증시 부진에 고환율·기준금리 인하 등 악재 이어져
보험주도 연초대비 일제히 하락…실적부진 우려 확산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초저금리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주가부진에 시달리는 은행주와 보험주의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사진=pixabay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은행주와 보험주가 기준금리 인하 공포에 떨고 있다. 국내증시 부진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외국인의 '팔자' 행진이 이어지면서 올해 내내 약세장에 갇혔던 은행주는 기준금리 인하 악재에 주가부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실적악화에 직면한 보험주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면서 초저금리 기조에 주가 반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현재 신한지주(-0.12%)가 소폭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KB금융(0.82%), 하나금융지주(1.00%), 우리금융지주(4.24%)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보험주의 경우 삼성생명(0.57%)과 삼성화재(0.90%), 한화생명(1.94%)이 소폭 상승하는 반면 한화손해보험(-1.83%), 동양생명(-0.80%), 현대해상(-0.56%), 흥국화재(-0.79%) 등은 하락 중이다. 

은행주는 올해 초 상승 탄력을 받으며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증시 부진이 본격화한 하반기 들어 하락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KB금융 주가는 올해 연초에 4만5950원(종가)을 찍은 뒤 2월1일 4만8600원까지 올랐지만, 이내 약세장을 이어가다 8월13일 3만825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반등세를 보인 주가는 전날 4만2700원에 장을 마쳤다. 

하나금융지주도 올 1월2일 3만6150원이었던 주가가 2월13일 4만550원까지 상승했지만, 4월 들어 내리막을 타며 8월16일 3만1550원(종가)까지 떨어졌다. 9월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주가는 3만6900원을 찍은 이후 다시 하락곡선을 그렸다. 전날 종가는 3만5150원이었다. 

지주사 전환으로 우리은행에서 종목명을 변경해 재상장한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2월14일 1만6000원(종가)을 찍은 이후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 종가는 1만1800원으로, 상장 당시보다 26% 빠졌다. 

신한지주 주가는 올 1월2일 3만9400원(종가 기준)을 기록한 이후 줄곧 오름세를 이어갔고 5월28일 4만8000원(종가)를 찍었다. 하지만 이내 하락 추세로 돌아섰고 전날 종가로 4만2700원까지 빠졌다. 다만 주가는 연초대비 8% 가량 오른 상태다.  

올 하반기들어 은행주가 맥을 못 추는 것은 국내 증시의 부진 속에 고환율, 미중 무역전쟁 심화, 한일 무역 갈등, 국내 경기침체 등 국내외 악재가 쏟아지면서 외국인 자금이 급격히 빠져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지난 6월 79억원 가량의 은행주를 사들였지만, 7월 들어 95억원어치를 팔아치웠고 8월 마지막주에는 143억원을 순매도했다.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보험주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올 1월30일 종가 9만3200원을 기록한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였고, 8월16일에는 6만5000원까지 빠졌다. 다시 오름세를 보인 주가는 전날 7만100원에 장을 마쳤다. 한화생명 주가도 연초 4215원에서 8월16일 2145원으로 반토막이 났고, 이후 등락을 반복해 전날 종가는 2315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연초대비 전날 종가기준으로 동양생명(-19.57%)과 오렌지라이프(-1.28%), 삼성화재(-16.07%), 현대해상(-33.38%), DB손해보험(-22.73%), 한화손해보험(-48.98%), 흥국화재(-33.78%), 롯데손해보험(-18.46%) 등 보험주 모두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은은 전날 기준금리를 1.25%로 전격 인하했다. 지난 7월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올해 두 번째 금리 인하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년 만에 다시 역대 최저수준으로 돌아왔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은행권은 순이자마진(NIM) 등이 축소되면서 실적에 부담을 받는다. 보험사들은 대부분 국고채와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얻고 있는데,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투자수익률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손보사의 경우 3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기적으로 실손보험과 자동차 요율인상 가능성이 있으나,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10월에 이어 내년 상반기에도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하는 시각이 유력한데, 이를 반영하면 2020년 2분기까지 은행 순이자마진(NIM) 하락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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