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조원 매각가에 7조원대 부채 감당해야
자금력 부족한 기업 ‘승자의 저주’ 우려 제기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국제선 노선 70여개를 보유한 글로벌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이 진행되면서 그 결과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현재 사실상 애경그룹과 HDC현대산업개발의 양강구도가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인수 성공시 최대 2조대 매각가에 7조원대 부채까지 감당해야 한다는 점에서 자금력 달리는 기업의 경우 자칫 ‘승자의 저주’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 금호산업과 매각주간사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은 이날 오후 2시까지 본입찰 신청을 받았고, 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 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PE 컨소시엄이 본입찰에 참여했다.

금호산업은 향후 1∼2주간 심사를 거쳐 이달 중 우선인수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최종적으로는 연내 매각이 목표다. 만약 본입찰이 유찰될 경우 채권단은 재매각을 추진하게 된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지분율 31.0%·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아시아나 자회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6개 회사도 통매각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매각가격이 1조5000억∼2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약 7조원이 넘는 부채를 떠안아야 하고 항공기 노후화 등에 따라 추가로 적지 않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현재 애경그룹·스톤브릿지 컨소시엄과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KCGI의 경우 본입찰 참가에도 전략적투자자(SI) 확보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져 우선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애경그룹의 경우 최근 '공포의 회항‘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저비용항공사 제주항공의 모기업이다. 제주항공을 운영한 노하우가 강점으로 꼽힌다. 부족한 자금력이 도마에 오르면서 스톤브릿지와 손을 잡았다. 애경은 ‘살인 가습기살균제’ 사건에서 보인 대응태도로 여론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현대산업개발은 현금성 자산만 1조5000억원에 달하는 탄탄한 재무구조가 강점으로 꼽힌다. 맞손을 잡은 미래에셋도 증권업계 탑이다. 아시아나 인수 시 그룹이 보유한 면세점과 호텔 등 사업에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상당히 매력적인 매물”이라면서도 “하지만 일본 불매운동, 유가 인상, 시장 경쟁 심화 등 경영 여건이 악화된데다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해 상당기간 막대한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는 점에서 자금력이 부족한 사업자는 인수 후에 기업에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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