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승부수 또다시 성공…호텔과 항공업 강력한 시너지 기대감

[중소기업신문=이민호 기자] 박현주 미래에셋대우그룹 회장의 승부사 기질이 다시한번 빛났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인수전에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전문가들은 미래에셋의 호텔사업과 항공사업의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고 있다. 김남구 한국투자 부회장은 과거 대우증권 인수전에 이어 이번에도 박 회장에게 고개를 숙였다.

금호산업은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HDC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공시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과 관련해 7일 최종입찰 제안서를 접수했으며 이를 검토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며 "향후 우선협상대상자와 주요 계약조건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수전에는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과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 등 세 곳이 참여해 경합을 벌였지만 승리는 2조4000억~2조5000억원대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낸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에게 돌아갔다.

박 회장 특유의 승부사 기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시장에선 제주항공(애경)과 스톤브릿지캐피탈, 한국투자증권 컨소시엄이 우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파격적인 인수가를 제시하면서 승리를 획득했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부회장 입장에선 지난 2015년 대우증권 인수전 때에 이어 두 번째로 박 회장에게 패배한 꼴이 됐다. 당시에도 박 회장은 시장 예상치를 넘어서는 ‘통큰 베팅’에 나서면서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했고 김 회장은 빈손으로 돌아갔다.

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의 지분율은 8:2로 현대산업개발의 비중이 높다. 미래에셋대우는 증권업계 자기자본 1위 사업자지만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직접 항공사를 인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현대산업개발과 손을 잡았다. 박 회장은 과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금호산업 최대주주일 때부터 이미 항공업에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인수를 통해 미래에셋대우가 가져갈 사업 시너지는 상당하다. 미래에셋대우는 현재 호주 시드니 포시즌스호텔, 미국 하와이 페어몬트 오키드호텔, 미국 샌프란시스코 페어몬트호텔 등 글로벌 호텔을 인수해 관리중이다. 최근에는 약 7조원을 들여 미국 호텔 15곳을 인수하기도 했다. 미래에셋대우가 보유한 호텔은 21곳, 객실 1만704개실에 달한다.

미래에셋대우는 향후 호텔 예약시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사용 등 아시아나와의 연계사업은 물론 관광산업 투자에 더욱 과감하게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중국 국민의 10%만 여권을 소지하게 돼도 관광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박 회장은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산업은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과 본협상을 거쳐 다음달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연내 매각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미래에셋대우 그룹의 눈부신 성장에는 박 회장의 과감한 도전정신이 깔려 있다”며 “이번 인수전으로 미래에셋대우는 또다른 성장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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