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생명 이어 '우량' 푸르덴셜생명 M&A 시장 매물로
유력 인수후보에 KB금융 등 국내 주요 금융그룹 거론
동양ABL생명도 잠재매물…외국계 '한국 철수' 속도

▲ 지난해 신한금융그룹을 새주인으로 맞은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에 이어 미국계 푸르덴셜생명도 한국 진출 28년 만에 매각작업을 추진하고 나서는 등 외국계 생명보험사의 '탈(脫) 한국'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대로에 위치한 푸르덴셜생명 본사 모습. 사진=푸르덴셜생명 제공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외국계 보험회사의 한국 시장 철수가 잇따르고 있다. MBK파트너스에 품에 안긴지 5년여 만인 지난해 신한금융그룹을 새주인으로 맞은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에 이어 미국계 푸르덴셜생명도 한국 진출 28년 만에 매각작업을 추진하고 나섰다.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됐던 동양·ABL생명마저 잠재적 매물로 꼽히면서 외국계 생명보험사의 '탈(脫) 한국'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은 최근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정해 푸르덴셜 생명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푸르덴셜파이낸셜은 푸르덴셜 인터내셔널 인슈어런스 홀딩스를 통해 푸르덴셜생명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050억원, 총자산은 20조1938억원으로 견실한 중견 생보사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비율은 505.13%로 독보적인 업계 1위다.

푸르덴셜생명과 함께 우량 외국계 생보사로 꼽혔던 옛 ING생명도 지난해 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신한금융의 품에 안겼다. 신한금융은 내년 말이나 2021년 초에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을 추진할 방침이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이 합칠 경우 총자산은 66조원을 넘어서며 생보업계 4위 규모가 된다. 

이처럼 국내에서 탄탄한 자금력과 수익성을 바탕으로 영업기반을 다져온 우량 외국계 생보사들이 최근 잇따라 한국시장 철수를 선언하는 것은 업황 악화로 국내 보험산업의 성장성이 빠르게 둔화하면서 저수익 구조가 고착화하는 만큼 그나마 지금이 제값을 받고 떠날 수 있는 적기로 판단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안방보험이 대주주인 동양생명과 ABL생명도 잠재적인 매물로 평가받고 있다. 안방보험은 지난 2016년 12월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했고, 알리안츠 생명은 이듬해 ABL생명으로 이름을 바꿨다. 

현재 푸르덴셜생명의 유력 인수후보로 KB금융그룹 등 국내 주요 금융그룹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간 KB금융은 생명보험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피력해왔다. 지난 4월 콘퍼런스콜에서도 김기환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생명보험은 상대적으로 포트폴리오가 취약한 부분으로, 이 부분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주사 전환 이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해오고 있는 우리금융의 경우 증권사 인수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KB금융과 함께 푸르덴셜생명의 잠재적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올해 지주체제로 전환한 이후 동양·ABL글로벌자산운용, 국제자산신탁을 인수하고 롯데카드에는 지분투자로 들어가는 등 종합금융그룹으로서 포트폴리오를 갖춰 나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량 중견 외국계 생보사들이 잇따라 국내 금융사를 새주인으로 맞이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토종' 생보사들의 시장지배력이 점차 강화되는 모습"이라며 "만약 동양생명과 ABL생명마저 국내자본에 인수될 경우 외국계 생보사는 소형사 몇 군데 밖에 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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