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안정세지만 삼성 등은 탈LCD 가속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중국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고전하던 LCD(액정표시장치)가 공급 과잉 문제가 해결되면서 내년 가격 반등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중국업체들의 설비 증설이 지속되는 등 상황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업체들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전환 등 탈LCD 속도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4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 138달러에서 10월 110달러까지 떨어졌던 55인치 LCD 패널(3840×2160·120Hz) 가격이 2월 1달러 오른 뒤 9월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65인치 패널(3840×2160·120Hz) 가격도 올해 10월 171달러에서 하락세를 멈췄고, 9월까지 반등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시장 주도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생산라인 구조조정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양사의 구조조정으로 공급과잉 문제가 대폭 해소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LCD 라인 일부를 가동 중단해 QD(퀀텀닷)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으로 전환한다고 밝혔고 LG디스플레이도 LCD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 도쿄올림픽 효과로 TV 등 디스플레이 판매가 늘어날 가능성도 공급과잉 문제 해결에 우호적이다.

중국발 LCD 저가 공세가 지속되고 국내 디스플레이 수출이 지난해 10월 이후 1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현재 국내 LCD업계는 어려운 환경에 처해했다. 특히 국내 대기업들이 사업성이 떨어지는 LCD 대신 OLED 등 프리미엄 제품 생산으로 방향을 틀면서 LCD만 취급하는 중소기업들의 수주난과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LCD 시장 여건이 호전될 경우 중소기업들에게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전망은 부정적이다. NH투자증권 고정우 연구원은 "과거에는 LCD 패널이 적용된 TV와 모니터, 노트북, 스마트폰 성장에 따른 수요 확대가 LCD 경기 상승을 견인하고 공급 확대가 경기 하락을 이끌었지만, LCD 수요 제품들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채용하고 있어 과거와 같은 방법으로 LCD 경기 순환을 전망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LCD 업체들은 증설과 투자를 계속하고 있으며 내년에도 이런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LCD 공급 과잉이 계속될 것이며 공급 과잉률은 5%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고 연구원은 또 "LCD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본격적으로 공급을 조절하겠지만, 공급 과잉 해소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내년 중국 업체들의 LCD 설비 증설 규모가 국내 업체들의 축소 규모를 크게 웃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