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테스트후 경쟁력 있는 중기 제품 수출 증대 효과 클 듯

올해 들어 수출 감소세가 심상치 않다. 산업부가 지난 1일 발표한 11월 수출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11월 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3% 감소한 441억 달러, 수입은 13.0% 감소한 407억3000만달러, 무역수지는 33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수출 증가율 3.4%를 달성한 후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무역수지는 94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는 수출과 함께 수입도 감소한 데 따른 불황형 흑자로 정상적인 무역흑자로 보기 힘들다.

수출이 부진한 원인에 대해서는 지난해부터 똑같은 말이 되풀이 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보호무역주의가 대두되고, 세계적으로 경기 둔화가 심화되는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주력 수출 상품인 반도체, 석유화학, 석유제품의 단가 회복이 지연되면서 수출 물량이 증가했지만 수출액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라는 외생 변수가 우리 수출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이와 같은 외생변수에 의한 수출 감소에 대해 정부는 지역 다변화와 함께 수출 잠재력이 높은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지원함으로써 수출 총량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수출 중소기업 11만개 육성’을 국정 과제로 선정하고 중소기업의 수출기업화를 추진하는 등 중소기업 수출 중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수출은 지난 9월까지 76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는데, 중견기업(-5.4%)이나 대기업(-12.%)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작다. 수출 중소기업의 수가 차츰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출 중소기업의 수가 생각처럼 빠른 속도로 늘어나지 않아 답답함을 더한다. 올해 3분기까지 수출 중소기업의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지만,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11만개에는 한참 모자란다. 2018년 말 기준 수출 중소기업의 숫자는 9만4589개로 전체 중소기업에서 수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6%에 불과하다. 독일(9.7%)이나 미국(5.2%)의 수출 중소기업의 비중과 비교해도 많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총 수출에서 중소기업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10년간 18% 대에서 정체되고 있다.

중소기업 수출을 늘리기 위해 정부의 여러 기관에서 많은 지원을 해왔다. 2018년 기준 수출 관련 지원은 7개 부처에서 13개 사업(1792억원)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 마케팅 관련 지원도 6개 부처에서 26개 사업(1645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지원 노력에 비해 수출 중대 효과는 미미하다. 정부의 중소기업 수출 지원 정책이 효율적이지 않고, 방향에도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할 수 있겠다. 따라서 향후 중소기업 수출 지원 정책을 수립할 때에는 대내외 환경(특히 수출시장 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으로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최근 수출 시장은 IT 기술의 발달로 온라인을 통한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의 광군제는 온라인 1일 매출이 45조원을 기록했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도 온라인 매출 비중이 오프라인 매출을 넘어서고 있다. 전통적인 수출 마케팅 수단인 국제박람회, 바이어상담회 등의 역할이 퇴색하는 반면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매체를 통한 상품 소개 및 매출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해 기존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의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에 중소기업의 수출을 늘리고 그동안 우리 수출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온 ‘지역과 품목 편중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중소기업 수출 특화 T커머스’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중소기업 수출 특화 T커머스’란 중소기업 제품을 T커머스를 통해 국내 시장에서 우선적으로 테스트를 하고, 이들 중 해외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수출기업화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개별 중소기업이 홀로 해외시장을 개척해 수출을 확대해 나간다는 것은 사실상 많은 어려움이 있다. 더욱이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면서 자본과 정보에 취약한 중소기업에게 해외시장의 벽은 더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연동성과 연계성이 뛰어나고, 방송·영상을 기반으로 하는 T커머스 도입해 중소기업 수출 네트워크(플랫폼) 구축한다면, 이전 정책과 차별화되는 가장 효율적인 수출 지원 정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원호 논설위원·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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