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은행 중소기업대출 금리 3.39% '역대 최저'
기준금리 인하·은행 저금리대출 확대경쟁 등 영향
대출금리 하락에 中企 이자부담 완화 기대감 커져

▲ 은행권의 중소기업대출 금리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시중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은행권의 중소기업대출 금리 하락세가 가파르다. 한국은행의 잇단 기준금리 인하 조치에 중소기업대출 평균금리는 3% 중반까지 하락하며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우량 중소기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은행들의 금리인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면서 중소기업의 빚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11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 10월 은행권의 기업대출 금리(이하 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28%로 한 달 전보다 0.1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1996년 관련 통계 편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통계 집계 이전 시기의 금리 수준을 고려하면 사실상 사상 최저치다.

구체적으로 대기업 대출금리가 연 3.13%로 전월 대비 0.17%포인트 하락했고,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연 3.39%로 0.11%포인트 떨어져 1996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은행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지난 2016년 12월 3.77%를 기록한 이후 2017년 12월 3.86%, 2018년 12월 3.98%로 매년 꾸준한 올랐고 올 1월에는 4.00%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미국이 올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2월 은행권의 기업대출 금리(3.78%)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한 달 전보다 0.03%포인트 내렸다. 이중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3.93%로 0.07%포인트나 떨어졌고, 이후 매달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중소기업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는 것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시중금리에 하락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 7월에 이어 10월에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내렸고, 기준금리(1.25%)는 2년 만에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내년 상반기 중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점치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 장기화 등 대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는 데다 수출과 투자, 소비 부진의 장기화로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더 악화할 가능성이 높아 기준금리 인하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그동안 높은 금리에 빚부담이 커졌던 중소기업들은 갈수록 하향곡선을 그리는 대출금리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사업자금 조달 통로로 은행 대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이자 부담 감소로 자금조달에 숨통이 틔일 수 있어서다. 

시중금리 인하와 함께 은행권의 적극적인 저금리 기업대출 확대 전략도 중소기업대출의 금리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 그동안 막대한 이자수익을 가져다준 가계부채를 크게 늘리기 어려워지자, 이를 대체할 수익원으로 우량 중소기업대출이 부각된 것이다.

정부도 중소기업대출 확대를 독려하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은행 경영실태평가 기준에 중소기업 신용대출 지원실적 항목이 신설됐고, 여타 업권에 비해 과도했던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의 기업대출 관련 대손충당금 부담도 크게 낮아진 상태다.

이에 중소기업대출은 올해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0월 전체 은행권 기업대출은 7조5000억원 늘어 전월(4조9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고, 9월 중 4조8000억원 늘었던 중소기업대출은 10월 6조3000억원 증가해 2015년 4월(6조6000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저금리로 풍부해진 유동성을 바탕으로 중소기업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대출금리 하락세가 본격화하면서 중소기업의 빚상환 부담이 완화돼 자금조달 여건이 한층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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