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2조6000억원 투자해 콘텐츠 확보”…‘KT 추월’ 기대감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이어 과기정통부의 문턱까지 넘으면서 유료방송시장 지각변동이 현실화됐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인수로 날개를 달게 됐지만 KT는 1위 수성에 비상이 걸렸다. KT가 황창규 회장의 불법로비 의혹 등 ‘CEO 리스크’로 뒤숭숭한 상황에서 이통시장과 유료방송 시장 모두에서 LG의 추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오후 1시 35분 현재 CJ헬로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50원(+5.81%) 오른 6370원을 기록하고 있다. CJ헬로는 장 초반 7000원을 뛰어넘기도 했다. LG유플러스 2%대 강세를 기록 중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3월 15일 LG유플러스가 신청한 주식취득 인가와 최다액 출자자 변경승인의 건에 대해 지난 15일 최종 승인했다. 알뜰폰 시장 활성화를 위해 도매제공 대가 인하 등 조치를 취하는 조건이 달렸지만 애초 LG유플러스가 우려하던 알뜰폰 분리매각은 피하면서 무난한 결과가 받았다는 평가다.

앞서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는 그동안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려면 알뜰폰 사업을 분리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알뜰폰 1위인 CJ헬로의 이통사 편입으로 중소 알뜰폰 사업자가 위축될 것이라는 정부의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통신 시장의 경쟁을 심각하게 저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과기정통부는 대신 LG유플러스가 출시하는 주요 5G·LTE 요금제에 대해 알뜰폰 사업자에게 최대 66%까지 인하한 가격으로 도매제공 하도록 했다. 또한 '종량 요금제'의 도매대가를 도매제공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보다 더 인하한 가격으로 제공하도록 했다.

이번 인수로 LG유플러스는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을 24.72%까지 확장하면서 KT(31.31%)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그동안 부동의 1위를 마크해온 KT에게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한 것이다.

양사의 분위기는 이번 결정에 대한 입장에서 잘 드러난다. LG유플러스는 하현회 LGU+ 부회장은 "정부가 CJ헬로 인수를 승인해준 데 대해 환영한다"며 "과기정통부의 요구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지만 KT는 "알뜰폰 시장의 경쟁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내친김에 1위 탈환에 속도를 낸다는 각오다. LG유플러스는 콘텐츠 제작·수급과 유무선 융복합 기술개발에 5년 동안 2조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CJ헬로도 8100억원을 투입해 지역 채널 콘텐츠와 네트워크 강화에 나선다. 빠르면 내년 초부터 CJ헬로 상품을 LG유플러스 매장에서도 가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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