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시 교통 체증” vs "아이들 사고 위험 노출“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한 초등학교 앞에 아이들 통학 안전을 위해 설치하려던 신호등이 인근 아파트 입주민들의 설치 반대 민원으로 급제동이 걸리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민원 제기 주민들은 출퇴근시 교통 체증을 이유를 들고 있지만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된 아이들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표시하고 있다.

16일 송도국제도시 A초등학교 앞 횡단보도 옆에는 ‘횡단보도 신호등 설치 반대’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다. 송도풍림3단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작성자로 이름을 올렸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 앞 신호등 설치를 두고 인근 아파트 입주민들과 학부모들 간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입주민 교통체증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지만 학부모들은 아이들 안전에 위협이 된다며 설치를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차량이 지나는 횡단보도를 아이들이 건너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앞서 인천경찰청은 학생 안전을 위해 이 횡단보도에 신호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학교 인근 아파트 입주민들이 출퇴근길 교통 체증을 이유로 신호등 설치 반대 민원을 제기하면서 공사는 중단됐다. 이에 따라 현재도 학생들은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를 그대로 이용하고 있다.

민원을 제기한 아파트 단지의 관리실의 한 관계자는 “안전을 위하자는데 누가 싫어하겠나”라며 “하지만 학생들은 (그 횡단보도로) 거의 안 다니고 아파트 단지 내 쪽문으로 다닌다. 아침에 우리 경비원 두 명이 나서서 교통 통제를 해주는 등 배려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아파트에서 나가는 문이 한 군데 밖에 없어 지금도 출근시간대 교통이 혼잡한데 신호등을 설치하면 더욱 심해져 아파트 입주민 입장에서는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초등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들의 입장은 다르다. 학부모 A씨는 “그쪽 아파트 단지가 아니라 횡단보도 건너편에 사는 많은 아이들은 횡단보도를 이용해 통학을 한다”며 “아이들 안전을 말하는데 출퇴근 교통 혼잡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이어 “신호등 설치가 지연돼 경찰청에 문의를 하니 그쪽도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오히려 전국 각지에 이런 반대가 의외로 많다고 한탄하더라”고 말했다.

경찰은 민원인 설득 작업을 거쳐 신호등 설치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인천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설치를 반대하는 민원이 있어서 의견 수렴중인 단계”라며 “심의를 통해 정상적으로 설치안이 가결된 만큼 민원인 설득 과정을 거쳐 예정대로 신호등을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아파트는 인천 연수구가 지난 2010년 ‘살기 좋은 아파트’로 인증한 곳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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