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채승석 프로포폴 ‘삼매경’ 빠져 검찰 수사
첫째 채형석, 둘째 채동석도 일탈로 도마 올라

▲가습기메이트 피해자 대응 태도가 도마에 오른 상황에서 장영신 회장의 셋째 아들인 채승석 사장의 프로포폴 투약 사건까지 터지면서 애경그룹에 대한 여론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 특별법 개정안 관련 긴급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지난해 ‘홍대시대’를 열면서 대도약을 예고했던 애경그룹에 오너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장영신 회장의 셋째 아들인 채승석 애경개발 사장은 마약류인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살인 가습기살균제’ 가습기메이트 피해자들이 애경과 오너일가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와 보상을 외치고 있을 때 그는 ‘마약류 삼매경’에 빠져있었다는 의혹이다. 이번 사건으로 애경에 대한 여론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채승석 사장

서울중앙지검은 20일 채 사장의 프로포폴 투약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재벌 2세들에게 프로포폴을 투약한다는 의혹이 제기된 한 성형외과를 수사하던 중 채 사장의 혐의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정신성의약품인 프로포폴은 치료 목적으로만 투약할 수 있다.

채 사장은 수사가 시작되면서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애경의 한 관계자는 “검찰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채 사장이 반성하면서 스스로 사의를 표명했고 지난 11월말 기준으로 사표가 수리됐다”며 “대주주나 경영진에 대한 엄격한 윤리기준이 있다”고 말했다.

채 사장에 대한 처벌 수위는 주목된다. 최근 재벌가 2~3세들의 마약 사건이 사실상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면서 비판여론이 높기 때문이다. 만약 채 사장의 혐의가 뚜렷한데도 처벌 수위가 여론 눈높이에 못 미칠 경우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

현재 기업대물림에 선봉에 선 장 회장의 장남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에 대한 시선도 곱지는 않다. 채 총괄부회장은 가습기메이트 피해자들의 사과 요구를 지난 8년간 외면해왔다는 비판을 받는다. ‘가습기메이트’는 SK케미칼이 제조하고 애경산업이 판매한 가습기 살균제로 옥시 제품 다음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냈다. 애경은 아로마효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막대한 이문을 남겼지만 이전 정부의 부실한 유해성 조사결과를 이유로 사과와 보상을 모두 거부했다가 최근 수사가 재개되면서 사태가 불거진지 무려 8년만에 뒤늦은 사과를 했다. 하지만 보상은 재판 결과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해 피해자들을 두 번 올렸다는 비판을 받는다.

채 부회장은 지난 2008년 회삿돈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받았다가 2010년 광복절특사로 사면됐다. 최근에는 그가 개인명의 빌딩을 그룹 계열사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주변 시세에 비해 높은 가격에 거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채동석 애경산업 부회장

둘째인 채동석 애경산업 부회장도 가습기메이트 피해자들에 대한 부적절한 처사로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채 부회장은 피해자들과의 전화 통화에서 자신의 신분을 묻는 질문에 ‘비서’라고 속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한편,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특별법 개정안이 지난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면서 애경이 향후 감당해야할 책임의 범위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개정안은 가습기살균제 건강피해 질환을 후유증까지 포함하는 식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또 가습기살균제와 건강상 피해 간 인과관계의 추정 요건을 완화해 구제를 받을 수 있는 피해자의 범위를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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