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 빠듯한 자금난에 정부지원 절실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올해 깊어진 내수침체에 대내외 무역 악재에 따른 수출여건 악화로 이중고를 겪었던 중소기업들이 내년에도 녹록치 않은 경영환경에 직면할 전망이다. 최근 수년간 경기악화로 자금 사정에 빠듯해진 중소기업들을 위한 정부의 지원책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6일 IBK기업은행 '2020 경제 및 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은 일부 주요산업을 제외하고 경기둔화가 지속되고 일본 수출규제 확대 우려까지 겹치며 생산 부진이 지속될 전망이다. 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 주요 산업군에서 SUV·친환경차 판매 개선, LNG선 수주 증가, 5G 확산 등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히지만 그 회복세는 미미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 설비투자도 노후설비 교체를 제외하고 전반적인 부진이 예상된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2020년 중소기업 경기전망 및 경영환경조사’ 결과 역시 전망은 비슷하다. 내년도 중소기업 경기전망지수는 전년 대비 1.9포인트(p) 하락한 81.3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4년 조사 이래 최저 수준이다. 제조업 경기전망은 지난해보다 1.6p 떨어진 82.1, 비제조업은 전년 대비 2.1p 내린 80.8에 그쳤다.

특히 응답 기업의 36.0%가 내년 국내 경제가 '나빠질 것'으로 답했다. '비슷할 것'이라는 답변은 57.7%로 가장 많았고, '좋아질 것'이라는 답변은 6.3%로 가장 낮게 조사됐다.

이에 따라 2020년 최우선 경영목표로 ‘현상유지’를 택한 중소기업(81.3%)들이 주를 이뤘다. 사업 확장’을 준비하는 기업은 9.4%에 불과했다.

내년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책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자금지원이 절실한 모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 '2019년 중소기업 금융이용 및 애로실태' 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32.2%가 자금사정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다소 악화'가 23.6%, '매우 악화'는 8.6%였다. '비슷하다'는 답변이 55.4%였으며 호전됐다는 기업은 12.4%(매우 호전 1.4%, 다소 호전 11.0%)에 그쳤다.

실제 조사 중소기업 중 61%는 정책자금 지원 확대를 원하는 지원책으로 꼽았다. 불황 시 중소기업 대출 축소 관행 개선(26.8%), 담보대출 의존 관행 개선(24.0%), 장기대출 확대(22.6%) 등도 뒤를 이었다.

법인세 부담 경감도 중소기업들이 원하는 정책 중 하나다. 중소기업중앙회 '2019년 세제·세정 이용 및 애로 실태조사'(총 502곳 대상) 결과에 따르면 73.2%가 법인세 납부에 부담감을 갖고 있었으며, 이번 조사에 참여한 중소기업들에 "법인세율을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이 64.2%로 가장 많았다. 법인세 인하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선 "임금과 각종 비용 인상을 대비하기 위해서"(38.2%), "기업의 투자를 늘리고 고용 여건을 확보하기 위해서"(33.3%) 등이라고 답변했다.

중소기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건비는 오르는데 내년 경기 전망까지 밝지 않으면서 불안감을 가진 중소기업들이 많다”며 “실효성 있는 정부의 지원책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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