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비용·모집인 축소 등 긴축경영 대세
업황 악화에 '실적 방어' 갈수록 어려워져
車 할부금융 공략 등 사업 다각화에 사활

▲ 2020년 경자년에도 실적 먹구름이 짙어진 카드업계가 '마른 수건 짜기'식 긴축경영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2020년 경자년에도 실적 먹구름이 짙어진 카드업계가 '마른 수건 짜기'식 긴축경영에 사활을 걸 전망이다. 수년간 이어진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 조치와 카드대출 규제 등 업황 악화가 이어지면서 실적 확보에 빨간불이 커졌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은 마케팅비용·카드모집인 축소 등 비용절감은 물론 사업다각화 등 수익성 확보에 사활을 걸며 경영체질 개선에 안감힘을 쏟는 모습이다.  

6일 각 금융그룹의 실적 공시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해 3분기 5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동기(148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10억원을 기록, 1년 전보다 40.7% 줄었다.  

현대카드도 3분기 순익이 전년(505억원)보다 40.5% 감소한 300억원에 그쳤다. 다만 3분기 누적 순익은 1518억원으로 18.8% 늘었다. 하나카드의 경우 3분기 누적 순익은 498억원으로 1년 전보다 37.8% 가량 줄었다. 

반면 은행계 카드사들은 순익을 소폭 끌어올리며 실적방어에 성공했다. 신한카드의 3분기 누적 순익은 4111억원으로 전년동기(3955억원) 대비 3.9% 늘었고, KB국민카드는 2510억원으로 1년 전(2455억원)에 비해 2.2% 증가했다. 우리카드도 3분기 누적 순익(948억원)이 전년보다 7% 가량 늘었다.  

업황 악화 속에서도 이들 은행계 카드사들의 실적이 늘어난 것은 전방적인 비용절감 노력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1월 말부터 하향 조정된 가맹점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연매출액이 5억~10억원에 해당하는 가맹점은 1.4%, 10억~30억은 1.6%로 낮췄고, 30억에서 500억원에 해당하는 가맹점도 평균 수수료율을 1.9% 수준으로 인하했다. 

이러한 수수료율 인하 조치로 연간 순익이 8000억원 가량 사라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카드사들은 너도나도 비용 절감을 위해 무이자할부 등 이벤트 축소에다 희망퇴직 및 고비용 영업채널인 카드모집인 감축 등 실적 확보를 위한 선제 대응에 돌입했다.

게다가 해외송금 서비스 확대와 자동차할부금융 시장 개척 등 수익처 다변화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8개 카드사의 자동차할부금융 수익은 1190억원으로 2018년 상반기(1046억원)보다 13.77%(144억원) 늘었다. 2017년 상반기 수익이 1억7000만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2년새 600배 이상 급증한 수준이다.    

그동안 은행이 주도했던 해외송금 서비스 시장에도 카드사들이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현대카드가 지난해 4월 처음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롯데카드가 지난달부터 해외송금 서비스를 시작했고, KB국민카드는 이달 중 서비스 론칭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카드업계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를 비용절감 및 수익기반 다변화 노력으로 실적 부진을 최소화했지만, 올해에도 카드업황 악화는 계속될 수밖에 없어 실적 하락을 막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영세자영업자에 대한 가맹점수수료 인하 압박이 다시 거세질 수 있다. 그동안 카드업계에선 정치권이 선거때만 되면 선심성 공약으로 카드수수료 인하를 카드를 꺼내드는 것에 노골적으로 불만의 목소리를 내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마다 수익성이 좋은 알짜 사업을 발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기대 만큼 실적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카드사를 겨냥한 선심성 공약들을 쏟아낼까 우려스러운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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