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표·신홍섭 대표 재신임, 윤병묵 대표는 8연임 도전
"장수CEO 배출 긍정적…장기집권 부작용 차단은 필수"

▲ 저축은행업계에 '장수' 최고경영자(CEO)가 늘고 있다. (사진 상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영표 신한저축은행 대표,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 윤병묵 JT친애저축은행 대표,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 SBI저축은행 정진문 대표, SBI저축은행 임진구 대표.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저축은행업계에 '장수' 최고경영자(CEO)가 늘고 있다. 지난 2015년 취임한 김영표 신한저축은행 대표는 일찌감치 연임을 확정지었고, 9년째 JT친애저축은행을 이끌어 온 윤병묵 대표는 8연임 도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형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임기 내 경영실적이 좋으면 연임을 통해 장기경영 기회를 주는 CEO평가시스템이 조직내 뿌리를 내리면서 저축은행업계의 '장수 CEO'는 계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계 대표 장수 CEO로 꼽히는 윤병묵 JT친애저축은행 대표는 오는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윤병묵 대표는 2012년 JT친애저축은행 수장으로 취임한 이후 7회 연속 연임에 성공했다.

앞서 JT친애저축은행은 지난해 3월 임기를 연장한 윤 대표에 대해 임기내 실적 개선을 이끌면서 회사 성장과 발전에 크게 기여한 점을 연임 배경으로 꼽았다. JT친애저축은행의 총자산은 2012년 말 출범 당시 1조166억원에서 2018년 말 2조3898억원으로 7년새 2배 이상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윤 대표의 8회 연속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JT친애저축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익은 237억원으로 전년동기(143억원)에 비해 64.7%(94억원) 늘었다. 총자산이 2조4225억원으로 1년 새 1707억원 늘었고 총수신(2조1756억원)도 1612억원 증가했다. 

J트러스트 그룹 내 같은 계열사인 JT저축은행의 최성욱 대표도 4회 연속 연임에 성공하며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최 대표는 지난 2012년 계열사인 JT친애저축은행 경영본부장을 거쳐 2015년 JT저축은행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오는 3월 나란히 임기만료를 앞둔 임진구·정진문 SBI저축은행 공동대표의 자리보전 여부도 관심거리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3월 정진문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업계에서 처음으로 개인금융과 기업금융의 각자 대표이사 사장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정진문 대표는 2014년부터 SBI저축은행의 개인금융을 담당해 왔으며, 임진구 대표는 기업금융을 총괄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자산은 8조4110억원으로 1년 전보다 9009억원 확대됐고, 총수신(7조3441억원)과 총여신(6조8223억원)은 각각 1조2573억원, 1조751억원 늘었다. 3분기 누적 순익은 1562억원으로 1년 전(1386억원)보다 12.7%(176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진행된 신한·KB금융그룹 사장단 인사에서는 김영표 신한저축은행 대표와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가 나란히 연임을 확정했다. 

김영표 대표는 2011년 신한은행 마케팅지원그룹장 부행장을 지냈고 2013년 신한은행 리테일부문장과 영업추진 그룹장,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15년 1월 신한저축은행 대표이사로 취임해 올해에도 자리를 지키게 됐다. 

지난 2017년 12월 KB저축은행 대표로 선임된 신홍섭 대표는 1988년 국민은행 입행해 지점장과 비서실장, 동부지역본부장, 소비자브랜드전략그룹 전무 겸 KB금융 홍보·사회공헌 총괄 등을 역임했다. 

이밖에 김대웅 웰컴저축은행 대표와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의 임기가 3월에 끝난다. 김건영 NH저축은행 대표와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는 각각 6월, 7월에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다. 

정길호 대표의 경우 아프로서비스그룹의 경영지원본부장, OK저축은행 소비자금융본부장,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 배구단 단장 등을 지냈으며, 2016년 7월 OK저축은행 수장자리에 올랐다. 이후 2018년 연임에 성공, 5년째 OK저축은행을 이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수하는 CEO들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경영계획을 짤 수 있는 만큼 당장 눈에 보이는 단기성과에 집착하는 경영 폐해를 줄일 수 있다"며 "다만 장수 CEO를 배출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되, 조직내 알력다툼이나 셀프연임 등 장기집권에 따른 부작용을 차단하려는 자구노력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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