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생명 매각 개시…KB금융·사모펀드 등 5파전
'유력 후보' KB금융 인수시 생보업계 상위권 도약
리딩뱅크 경쟁서도 우위…비은행 수익 확대 관건

▲ '알짜 매물'로 꼽히는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이 본격적인 시동을 건 가운데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히는 KB금융그룹이 푸르덴셜생명마저 품에 안으며 리딩뱅크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할지 주목된다. 사진은 서울 강남 푸르덴셜생명 본사 모습. 사진=푸르덴셜생명 제공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알짜 매물'로 꼽히는 푸르덴셜생명이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는 유력 후보로 꼽히는 KB금융그룹을 비롯해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IMM 등이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그동안 손해보험사와 증권사 등 굵직한 기업 인수합병(M&A)을 성공하며 역대급 실적경신 행보를 이어가는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마저 품에 안으며 금융권의 리딩뱅크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할지 주목된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의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최근 진행한 예비입찰에 KB금융그룹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또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 사모펀드와 대만의 푸본생명도 참여했다. 

강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KB금융은 그동안 생명보험사에 대한 인수 의지를 보여왔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다양한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KB금융은 지난 2015년 6월 옛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인수해 그룹 자회사로 안착시키며 성장정체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 KB손보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자산은 35조4448억원으로 손해보험업계 4위다.  

KB금융 입장에서는 중견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해 자회사인 KB생명의 몸집을 키울 수 있는 기회다. 총자산 20조원 규모의 푸르덴셜생명과 자산 10조원인 KB생명이 합병할 경우 단숨에 생명보험업계 5위로 올라서게 된다.

푸르덴셜생명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자산은 20조8081억원이며, 지급여력(RBC) 비율은 515.04%로 독보적인 업계 1위를 기록 중이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465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을 품에 안으면 신한금융그룹과의 리딩뱅크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2018년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인수한 덕분에 순익 면에서 KB금융을 따돌리고 1등 금융그룹의 타이틀을 유지해오고 있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3분기 순익은 9816억원으로 KB금융(9403억원)을 소폭 앞서며 4개 분기 연속 1등자리를 고수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KB금융이 금융권 최대 라이벌인 신한금융과의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선 추가적인 대형 M&A가 필요하다"며 "이번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해 비은행 부문의 수익성 강화를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의 푸르덴셜생명 인수는 오는 11월 임기가 끝나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재연임에도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윤 회장은 지난 2014년 취임 이후 손보사와 증권사 등 굵직 굵직한 M&A에 잇따라 성공하며 역대급 실적 행진을 이끌고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시장에서는 푸르덴셜생명의 매각가로 1조5000억~2조원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기대 만큼 흥행에 성공한 만큼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 매각 대상은 미국 푸르덴셜인터내셔널인슈어런스홀딩스가 보유한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다.

업계에서는 푸르덴셜생명이 과거 고금리 시절 확정금리형 상품 계약이 많은 만큼 인수자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종신보험 명가'라는 수식어를 가진 푸르덴셜생명은 시장금리가 지금보다 훨씬 높았던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 확정금리형 보장성 상품을 집중적으로 팔아 성장세를 이어온 만큼 고금리 부담이 크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의 금리확정형 상품 비중은 94%에 육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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