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대출 취급 저축은행 27개…70여개 상품 판매
시중·인터넷은행과 중신용자 고객 확보 경쟁 치열
'고금리대출' 부정적 인식 벗고 서민금융 강화해야

▲ 저축은행업계가 갈수록 치열해지는 중금리대출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하고, 그간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고금리대출'의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연 10%대 중금리 신용대출 영업력 강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각종 대출 규제와 영업환경 악화로 실적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시중은행은 물론 저축은행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한 인터넷전문은행이 몸집을 불리면서 기존 영업권 사수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진 탓이다. 그간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고금리'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중금리대출 확대는 저축은행업계의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JT친애 등 대형 저축은행들은 연 10%대의 중금리대출을 잇따라 선보이며 고객몰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시중·지방은행은 별도의 모바일은행 브랜드를 출시해 중금리대출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고, 올 상반기에는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이 탄생하는 등 경쟁자가 늘어가면서 저축은행의 주고객층 이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SBI저축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기 이전에 국내 중저금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로 지난 2015년 12월 모바일 중저금리대출 '사이다'를 출시했다. 연 10% 안팎의 낮은 금리와 넉넉한 대출한도로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으며 업계의 중금리대출 확대를 이끌었다.   

JT친애저축은행도 중금리 신용대출의 누적 공급액이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선전하고 있다. JT친애저축은행은 지난 2015년 말 처음으로 10%대의 중금리대출 '원더풀 와우론'을 출시했고, 상품 출시 1년 만인 2016년 누적 금액 100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2018년 하반기 5000억원을 돌파했다. 

고객들의 수요가 많아지자 JT친애저축은행은 지난 2018년 10월 대출 한도와 조건에 따라 ▲원더풀 J론 ▲원더풀 T론 ▲원더풀 채무통합론으로 상품군을 확대했으며, 지난해 상반기 누적 공급액은 8000억원을 넘어섰다. 

OK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은 지난달 핀테크 업체인 '핀크'와 잇따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중금리대출 상품 라인업 강화에 나섰다. 이들은 이번 업무협력을 통해 핀크의 맞춤형 대출상품 중개 서비스에 자사의 중금리대출을 선보였다. 핀크는 이들 저축은행 외에 스마트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과도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현재 중금리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은 27개로, 약 70개의 상품을 판매 중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공시된 지난해 4분기 신용등급 1~3등급에 적용된 평균금리를 보면 JT친애저축은행의 원더풀 와우론이 15.81%, 원더풀 T론이 15.11%였다. SBI저축은행의 사이다 평균금리는 13.14%, SBI프리미엄중금리 14.01% 수준이었고, OK저축은행의 OK히어로 14.7%, 사잇돌표준 14.95%였다. 

이밖에 삼호저축은행 삼호스피드론Ⅱ 8.5%,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중금리론 10.9%, 하나저축은행 하나행복론 10.51%, 신한저축은행 허그론 11.4%, 애큐온저축은행 119머니중금리K 11.88%, 한국투자저축은행 살만한 Truefriend 12.8%, 페퍼저축은행 페퍼중금리신용대출 14.03%, 웰컴저축은행 웰뱅중금리대출 14.15% 등이었다. 

금융당국은 중·저신용자의 대출금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 2018년 10월부터 제2금융권의 중금리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서 제외하는 등 중금리대출 출시를 독려하고 있다. 

이 같은 당국의 규제 완화에 힘입어 전체 금융권의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2017년 3조7378억원에서 2018년 5조9935억원으로 60.3% 늘었고, 특히 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액은 2017년 8905억원에서 2018년 1조7974억원으로 101.8%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저금리 추세 등으로 인해 신용대출의 중저금리 기조는 이제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이 됐다"며 "이제는 중신용 고객군을 놓고 시중은행은 물론 인터넷은행, 카드사, P2P대출업체 등과 치열한 영업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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