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국산화로 극일 외치지만 효성토요타 매출로 '속앓이'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일본차 판매 타격이 지속되는 가운데 조현준 효성 회장이 대주주인 토요타 국대 최대 딜러사 효성토요타의 실적 타격이 예상된다. 사진은 지난해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노노재팬 8.15 시민행진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문재인 대통령에게 탄소섬유 국산화로 ‘극일(克日)’에 앞장서겠다는 각오를 밝혔던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우리 국민의 일본 불매운동에 타격을 입고 있다. 일본차 토요타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효성토요타의 매출 감소가 크기 때문이다.

21일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에 따르면 일본산 승용차 수입액은 1월 기준 2192만8000달러로, 전년 대비 69.8% 감소했다. 판매량도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렉서스의 1월 판매량은 509대로 전달 대비 40%, 혼다도 331대로 3분의 1토막이 났다.

효성이 유통중인 토요타(도요타)의 경우 1월 판매량은 420대로 전달 대비 69% 급감했다. 토요타의 지난해 전체 판매량은 총 1만611대로 전년 대비 36.7% 감소했다. 상반기는 24.3%, 하반기는 49.1% 감소했다. 불매운동이 본격화된 하반기에 판매감소폭이 커졌다.

이에따라 국내 딜러사 매출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일본차 딜러사는 효성·LS·GS그룹 등 대기업이 주축이며 이들은 일본차 국내 확산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일본차에는 기름을 팔지 않겠다는 주유소가 등장할 정도로 일본의 경제보복에 분개한 국민이 적극적인 불매운동에 나서는 사이 이들은 ‘할인 판매’에 나서면서 잡음이 일기도 했다.

토요타 국내 딜러사중 실적이 가장 월등한 효성토요타도 영향을 받은 전망이다. 효성토요타 측은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토요타코리아 판매 실적과 마찬가지로 실적이 전년보다 축소된 것은 맞다”고 말했다. 효성토요타의 2019년도 감사보고서는 아직 공시되지 않았다.

▲효성토효타 지분구도. 출처 : 효성토요타 감사보고서.

효성토요타의 대주주는 조 회장 일가다. 지난해 기준 조 회장과 조현상, 조현문 삼형제가 사이좋게 지분 20%씩 나눠가지고 있다. 나머지 40%는 효성 법인이 보유중이다. 사실상 이들의 회사다. 기술로 일본을 극복하겠다던 조 회장 형제 역시 일본 불매운동 여파에 휘말리고 있는 셈이다.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조현준 효성 회장이 지난해 9월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지난해 8월20일 전북 전주시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이 끝난 뒤 문재인 대통령과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탄소섬유를 사용해 3D 프린터로 제작한 전기자동차에 시승해보고 있다.

회사 돈 횡령, 여배우 허위급여 지급 등 정도경영과는 거리가 먼 각종 비리혐의로 유죄를 받거나 재판을 받는 조 회장이 소재 국산화로 한방에 이미지 반전에 나선 상황에서 이번엔 수입차부문에 대한 실적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그나마 토요타코리아가 지난달 출시한 스포츠카 'GR 수프라'의 초도 물량이 하루 만에 완판된 것은 효성토요타 실적에 긍정적인 뉴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토요타코리아가 수프라 출시 직전 올린 관련 영상에 댓글 등으로 반감을 표한 누리꾼이 늘어나면서 판매성적에 대한 관심이 커진 바 있다.

김 의원은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에 대응하는 성숙한 국민의식은 굳건한 상황"이라며 "일본이 경제 보복에 대한 반성과 관계 개선에 나서지 않으면 스스로 자국 경제를 고립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숙한 국민의식이 앞으로도 굳건하게 유지된다면 조 회장의 일본차 사업에도 지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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