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한국신용평가는 2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가 항공업계의 자금 유동성 관리에 큰 부담을 줄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한신평은 이날 보고서에서 "이번 사태의 영향으로 국내 항공사들의 현금 흐름 저하가 장기간 지속할 경우 항공운임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의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한신평은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영향이 심했던 2003년 2분기 중화권 입출국자 및 비중화권 입출국자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약 50%, 25% 줄었다"고 소개했다.

한신평은 이어 "당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은 각각 11%, 14% 감소했다"면서 "이번 사태가 장기간 지속되며 더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본격화한 설 연휴 이후 항공운임채권 회수 실적이 크게 저하됐다"며 "일별 추심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대한항공 및 아시아나항공의 최근 2주 내외 항공운임채권 회수 실적을 월 단위로 환산해 작년 2월과 비교한 결과 감소율이 평균 약 30% 정도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사스와 비교해 충격이 강한 것은 중국 및 중국 인근 지역에 대한 의존도가 과거보다 높아졌고 중국노선 취소 수수료 면제 등으로 발권 취소가 늘었기 때문"이라며 "항공 수요 위축과 함께 중국노선 취소 수수료 면제가 오는 3월 말까지여서 항공운임채권 회수실적 저하 압력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항공운임채권은 항공사가 항공권을 판매해 벌어들이는 장래 매출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채권으로, 항공사는 이를 다시 유동화한 ABS를 발행해 단기적으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

이번 사태처럼 항공권 취소가 대거 이뤄질 경우 항공운임채권 회수 실적이 떨어져 항공사가 이를 기초로 조달한 ABS 자금을 갚아나가기가 어렵게 된다는 설명이다.

한신평은 "항공운임채권 ABS는 신탁원본 회수액이 현저하게 감소할 경우 수탁자가 자산의 추가 신탁, 원리금 조기 상환 등을 요구해 위험을 통제하는 구조"라며 "작년 9월 말 기준 매출액 대비 유동화 차입금의 비중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15% 내외로 어느 정도의 추가 신탁 여력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이어 "수탁자가 요청했음에도 자산 보유자가 추가 신탁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항공운임채권 ABS의 신용도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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