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감기, 시동 부동자금 변수…상승론 경계 목소리도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비트코인이 1150만원선을 중심으로 횡보국면에 들어가면서 중대한 변곡점에 돌입한 모습입니다. 달러로는 1만달러를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뚜렷한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최근 폭등락세를 연출했던 알트코인의 변동성도 축소되는 모습입니다. 추가 상승론과 하락론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비트코인 상승 동력이 될 수 있는 요인 몇 가지를 짚어보겠습니다.

지난 2017년 초 개당 100만원대에서 연말 2800만원을 넘어서는 폭등장세를 연출했던 비트코인은 1년 뒤 300만원대까지 추락했습니다. 이른바 당시 ‘불장’에 뒤늦게 뛰어들었다가 막대한 손실을 입고 아직도 계좌 열어보기가 두려운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많습니다. 이때까지는 누군가의 말처럼 ‘폰지 사기’로 끝날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비트코인은 1680원대까지 회복하면서 기지개를 켰고 최근 조정을 거쳐 1000만원대 위로 올라섰습니다. 2017년 고점의 절반을 회복했다가 이 가격의 절반을 조정받고 다시 하락분의 절반이 회복된 셈입니다.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희로애락과는 상관없이 비트코인은 자기 갈 길을 묵묵히 가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트레이딩뷰 주봉차트

 

투자지표를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차트를 보면 현재 비트코인은 삼각수렴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입니다. 조만간 이 수렴구간의 돌파나 이탈의 방향성이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익이 난 투자자는 수익실현, 손실이 난 투자자는 손절을 고민하게 되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트레이딩뷰 월봉차트

그만큼 판단이 쉽지 않은 구간이지만 중장기 관점에서 일부 지표는 긍정적입니다. 달(월) 기준으로 시세의 힘을 가늠해볼 수 있는 스토케스틱을 보면 이미지의 지표 1번과 2번이 위로 돌리는 상황에서 가장 무거운 3번 마저 고개를 들어 올렸습니다. 2015년 이후 5년만입니다. 통상 주식시장에서 3번 지표가 고개를 들 경우 향후 2~3년의 상승장을 예상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시장의 변수가 많고 단순 지표상의 풀이이기 때문에 맹신할 필요는 없습니다.

만약 비트코인이 수렴구간을 상방으로 돌파할 경우 비트코인 반감기가 상승의 동력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반감기란 비트코인 채굴 보상이 반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채굴 난이도라고 할 수 있는 해시레이트(hashrate)가 높아지는 것을 말합니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대략 4년만에 한번씩 찾아오는데 올해는 63만째 블록 채굴이 예상되는 오는 5월쯤으로 추정됩니다.

비트코인은 반감기가 올 때마다 시세가 급등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실제 과거 2012년과 2016년 두 차례의 반감기를 거치면서 비트코인은 3달러에서 2017년 1만9000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이는 비트코인 강세론자들의 상승 근거로 종종 사용됩니다.

특히 올해는 반감기에 코로나19 이슈까지 더해졌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채굴업체들도 잇따라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중국 BTC.TOP CEO 장줘얼은 웨이보를 통해 채굴공장 가동 중단 사실을 전했습니다. 중국은 비트코인 채굴업계의 큰 손입니다.

▲코인마켓캡 비트코인 도미넌스

현재 암호화폐 전체 시총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율인 도미넌스는 60%가 넘습니다. 24일(현지시간)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62.74%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최근 70%에서 밀리긴 했지만 작년 6월 비트코인이 원화로 1600만원, 달러로 1만3000달러까지 반등했을 때인 55%대보다 10%가 더 높습니다. 가격은 낮아졌지만 도미넌스는 더욱 올라간 것입니다.

다만 최근 이더리움 도미넌스가 10%대까지 볼륨을 확장시켰다는 것은 인상적입니다. 만약 비트코인이 하락하거나 횡보구간이 지속될 경우 이더리움 등 알트코인의 도미넌스 확장이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주목됩니다. 비트코인 하락에도 알트코인들이 버티면서 개별적인 순환 상승세가 나올 가능성입니다.

전세계적으로 부동자금이 넘치고 있다는 점도 암호화폐 시장에선 긍정적 요인중 하나로 꼽힙니다. 국내의 경우 현재 시중에 대기중인 부동자금은 1000조가 넘습니다. 증시 부진에 부동산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갈 길을 잃은 자금이 홍수를 이루고 있는 셈입니다. 부동산 규제로 빠진 자금이 증시로 들어가는 것이 정부가 바라는 최대의 상수였지만 끊이질 않는 악재에 증시가 출렁이면서 대기자금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초단기 금융상품인 MMF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미국 역시 지난해 말 기준 MMF 투자액이 3조4000억달러에 달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실물경제 타격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향후 증시 전망은 좋지 않습니다. ‘코로나19 세계 대유행’ 가능성에 이날 뉴욕증시는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비트코인이 의미있는 상승세를 기록한다면 이중 일부 자금이 암호화폐 시장으로 쏠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봅니다.

하지만 비트코인 반감기 정보를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만큼 이미 가격에 선반영됐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또한 비트코인이 시세가 폭등한 2017년 등 고점매물을 걷어내고 새로운 길을 가려면 강력한 호재가 있어야 한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더욱이 암호화폐를 보는 세계 각국의 시각이 변하고는 있다지만 아직까지 반암호화폐 기류가 강한 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에선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나 나스닥 선물 출시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ETF는 시장 조작 등을 이유로 미국 규제당국으로부터 아직까지 승인받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투자자들의 올해 승인 기대감은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지난 2017년 시카고옵션거래소와 시카고선물거래소의 비트코인 선물 도입은 시세 폭등의 불쏘시개가 됐습니다. 한 때 어둠의 자금으로까지 불렸던 비트코인에게 제도권 금융시장 합류는 엄청난 호재였습니다. 비트코인과 비견되는 금도 2003년 ETF 승인 이후 3배에 달하는 상승세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물론 올해 승인 가능성을 낮게 보는 관측도 많습니다. 다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아직 비트코인이 폰지 사기로 판명되거나 암호화폐 시장이 '2000년대 닷컴버블' 시즌2가 됐다는 어떠한 결론도 내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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