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권 중기대출 1년새 43조원↑…200조원 돌파 눈앞
은행권 대출도 720조원 넘어, 중기대출 유치경쟁 치열
낮아진 대출문턱·금리…중소기업 자금조달 부담 줄어

▲ 은행과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금융권의 중소기업대출 규모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금융권의 중소기업대출 증가세가 가파르다. 국내 은행의 중소기업대출은 매달 4조원 이상 늘어나며 720조원을 넘어섰고, 비은행권의 중소기업대출도 역대 최대 규모인 2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정부의 가계빚 억제 정책으로 시중은행은 물론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의 우량 중소기업대출 유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데다 초저금리 기조에 대출금리 하락세도 가팔라지면서 중소기업대출 증가세에 탄력이 붙는 모습이다.  

2일 한국은행의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저축은행·새마을금고·상호금융 등 비은행금융기관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193조32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188조8077억원)대비 4조5162억원(2.39%) 증가한 것으로, 1년 전(150조582억원)에 비해 43조2657억원(28.83%) 늘었다.

업체별로 보면 저축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이 37조2445억원으로 전월대비 5876억원(1.60%) 증가했고, 상호금융은 76조8895억원으로 1조4170억원(1.88%) 증가했다. 신용협동조합(31조7383억원)과 새마을금고(39조6340억원)도 각각 8698억원(2.82%), 1조7184억원(4.53%) 늘었다. 

은행권의 중소기업대출도 증가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11월 국내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875조2000억원으로 전월대비 5조9000억원 늘었다. 대기업대출이 154조5000억원으로 한달 새 8000억원 소폭 늘었고, 중소기업대출은 720조6000억원으로 5조1000억원 확대됐다. 

개인사업자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2014년 12월 말 506조9000억원, 2015년 12월 말 559조6000억원, 2016년 12월 말 590조2000억원, 2017년 12월 말 631조8000억원, 2018년 12월 말 669조4000억원 등으로 매년 40조원 가량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대출 가운데 자영업자대출 증가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1~11월 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은 23조9000억원 늘었고 9월(2조4000억원), 10월(2조8000억원), 11월(2조6000억원) 등 매달 2조원 넘게 증가 폭을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은행권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중소기업대출이 가파르게 늘어나는 것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조치 영향이 크다. 그동안 막대한 이자수익을 가져다준 가계부채를 크게 늘리기 어려워지면서 이를 대체할 수익원으로 우량 중소기업대출이 부각된 것이다.

실제 한은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형태 서베이 결과를 보면 국내 시중은행의 여신업무 총괄 책임자들은 올해 1분기에 중소기업대출 태도를 이전보다 완화하겠다고 답했다. 설문 결과를 수치화한 1분기 중소기업대출의 대출태도지수는 10을 기록, 지난해 4분기(7)보다 완화됐다. 

대출금리가 크게 하락한 것도 대출 증가세에 한 몫 했다. 지난 1월 기준 은행권의 중소기업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48%로 한 달 전보다 0.02%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2016년부터 꾸준히 오르던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지난해 1월 4.00%까지 상승했지만, 한국은행의 잇단 기준금리 인하 조치 등으로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 매달 저점을 낮추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들이 저금리로 풍부해진 유동성을 바탕으로 중소기업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며 "사업자금 등을 마련하는데 있어 금융사 대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도 낮아진 대출금리와 문턱으로 자금조달 부담이 다소 줄어드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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