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모멘텀 사라져 ‘투매’…반감기 등 남은 이슈 관심 집중
비트코인 반등 나서면서 이더리움 등 알트 코인 순환 강세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마지막 비트코인 ETF’로 불렸던 윌셔피닉스(Wilshire Phoenix)의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 승인이 결국 좌절됐습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 금융상품의 승인을 거절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출처 : SEC

SEC는 그동안 10여개의 비트코인 ETF 승인을 거절하면서 시장조작(manipulation), 유동성(liquidity), 자산보관(custody) 요건을 강조했습니다. 이에 월셔피닉스는 뉴욕증권거래소 아르카(NYSE Arca)와 손잡고 비트코인과 미 국채를 혼합한 ETF를 신청 했습니다. 세계 최대 거래소라는 신뢰도에 급격한 시세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줄인 대안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승인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았지만 SEC의 마음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시세 조작에 취약하다는 우려를 잠재울 만한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 거절 이유입니다. 실제 지난해 말 비트코인이 6000달러에서 최근 1만달러까지 오르는 사이 비트코인의 시세를 추종하는 암호화폐 시장 전체의 변동성이 심화된 바 있습니다. 실체가 불분명한 알트코인도 적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SEC의 판결은 이미 예견됐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 주식시장 역시 출렁임이 지속 심화되고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쪽박을 찰 수 있는 파생금융상품의 널뛰기는 더욱 심합니다.

이번 SEC의 거절은 의미가 깊습니다. 비트코인 상품이라고는 하지만 세계 최대의 거래소 뉴욕증권거래소라는 이름이 가지는 공신력과 관리능력마저 인정하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출처 : SEC

‘크립토맘’으로 불리는 헤스터 피어스(Hester Peirce) 미국증권거래위원의 말을 보면 SEC의 속내를 알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는 SEC홈페이지에 성명을 게재해 비트코인에 대한 SEC의 판단이 일관되지 않고 불공정하다고 지적하면서 비트코인 관련 금융상품을 승인할 의사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사실상 어떠한 조건을 만족해도 SEC가 비트코인 상품을 승인할 일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비트코인 ETF는 절대 안돼”라는 말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SEC의 진짜 의중은 무엇일까요. 직접투자 리스크를 줄인 비트코인 ETF가 출시되면 일반인의 비트코인 투자 접근성은 더욱 좋아집니다. 투자가 쉽지 않은 선물과는 파급력의 차원이 다릅니다. 비트코인의 시세 조작을 우려하는 SEC 입장에선 이런 상황 자체가 달갑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암호화폐에 대한 입장 역시 명확하게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비트코인 자체가 아니라 현재 이 시장을 주도하는 ‘세력’들에 대한 경계심이 배경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현재 비트코인 주도 세력을 꼽자면 큰손인 중국 채굴업자, 이른 바 ‘고래’로 불리는 대량 보유자, 알트코인 개발진 등을 언급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실체에 대해 특정할 순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시장 볼륨이 커질수록 ‘세력’의 영향력도 더욱 커질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는 기존 금융업계과 각국 정부에게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만약 후자의 경우라면 향후 '비트코인 ETF'가 현실화되는 시점은 일종의 극적인 ‘손바뀜’이 일어난 뒤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너무 낙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비트코인 반감기와 나스닥 선물 상장 등 다른 이슈로 옮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트레이딩뷰 비트코인 월봉차트

ETF 실망매물로 떨어졌던 비트코인 역시 일단 8600달러를 중심으로 반등을 시도하는 모습입니다. 이 가격대는 지난 2017년 상승분의 중심 가격이자, 이후 등락의 중심 가격대입니다. 비트코인은 여전히 삼각수렴구간 안에 있으며, 현재는 이전 보다 더 작은 산 하나를 만들면서 등락폭을 줄여가고 있을 뿐입니다. 삼각수렴의 결론은 올해 상반기나 중반 전후로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비트코인 눈치를 보던 알트코인 시장도 다시 꿈틀대고 있습니다. 올해 초 알트코인 상승의 신호탄을 쐈던 비트코인골드가 이번에도 저점대비 40% 가량 오르면서 선봉장으로 나섰습니다. 비트코인골드는 업비트에서 입출금 제한이 된 이후 가두리장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폭등락 장세를 연출했던 마이너 알트코인의 매수세가 주춤해진 반면 이더리움, 이오스, 비트코인캐시, 리플, 퀀텀 등 메이저 알트가 비트코인 상승에 강하게 반응하는 모습입니다. 메이저 알트의 상승세가 다시 본격화되면서 마이너 알트는 순환매로 돌아설 가능성이 주목됩니다. 참고로 알트코인와 비트코인의 관계는 증시에서 코스피와 코스닥 정도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비트코인으로 거래되는 BTC마켓의 영향이지만, 보다 자세한 내용은 차후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끝으로 오늘 편의점 CU는 전국 매장에 암호화폐 결제를 도입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존 카카오페이 등 간편전자결제 라인에 다날이 만든 페이코인이 추가된 것입니다. 이처럼 국내외 많은 주요기업들이 앞 다퉈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에선 비대면방식의 전자결제가 더욱 확장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에 부정적인 우리나라를 비롯 각국 정부의 규제, ETF 승인 여부와는 상관없이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실용화는 더욱 빨라지고 있는 셈입니다.

앞서 피어스 위원은 “SEC가 기업가들의 혁신을 막고 있다”며 “혁신의 위험에도 이는 투자자들의 몫이고 규제기관은 이를 방해하지 말고 정확한 정보 공시로 판단을 도와야한다”고 충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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