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실적해법에 실추된 신뢰도까지 바로 세워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박근혜 전 대통령 뇌물 혐의로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삼성전자 실적 불확실성까지 커지면서 위기 타개를 위한 경영해법이 주목된다. 사진은 이 부회장이 지난 19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방문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러더십 시험대에 올랐다. 코로나19 사태로 실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위기해법을 모색하고 불법 승계 혐의로 실추된 기업 이미지 쇄신에도 성공해야 한다. 사면초가에 몰린 이 부회장이 이번 위기를 기회로 만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25일 IT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세계 대유행의 여파로 반도체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글로벌 생산시설 마저 잇따라 가동이 중단되고 있다. 삼성전자 슬로바키아 TV 공장과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가전 공장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

갤럭시S20 신작 기대감도 낮아지고 있다. 이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이달초까지 진행된 국내 이통3사의 갤럭시S20 예약판매 판매량은 전작 대비 70~80% 수준에 그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TV 광고와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갤럭시20이 등장해 화려한 기능을 자랑했지만 그 결과는 신통치 않은 셈이다. 코로나19 이슈에 신작 마케팅이 묻힌 상황에서 전작보다 20만~30만원가량 높아진 가격, 휴대폰 보조금 축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에 대한 실적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DB금융투자는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추정치(6조5000억원)보다 8.9% 낮은 5조9000억원으로 변경했다.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한 수준이다. 키움증권(-11.09%), 한국투자증권(-8.57%), 하나금융투자(-11.72%) 등도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낮춰 잡았다.

증시에서 외국인의 ‘탈 삼성전자’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 집계 걸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5일부터 23일까지 총 13일간 약 9조7950억원을 팔아치웠으며 그중 삼성전자 주식 매도비중(4조4150억원)이 가장 높았다.

이처럼 실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편법승계 의혹으로 땅에 떨어진 기업 이미지 쇄신도 이 부회장이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다.

이 부회장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합병 비율을 만들기 위해 삼성물산 가치는 떨어뜨리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를 통해 제일모직 가치는 뻥튀겼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대법원은 삼성의 승계 작업의 존재와 이 부회장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제공 대가성을 인정한 바 있다. 합병당시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의 최대주주(23.2%)였지만, 삼성물산 주식은 없었다. 반면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보유 지분(11.21%)은 제일모직(5.04%) 보다 많았다. 이 때문에 국민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이 입은 손실에 대한 손해배상 목소리도 높다. 무조노경영을 위한 노동조합 와해 혐의도 있다.

이와관련 최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이 부회장의 반성과 대국민 사과, '무노조 경영방침 포기 공식 선언을 권고해 이 부회장의 최종 결정이 주목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현 정부와 국민의 시선이 모두 경제로 쏠린 상황에서 재계 1위그룹 총수인 이 부회장이 진심어린 사과와 재발방지대책을 약속하고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되는 실적해법을 제시한다면 국민 여론은 우호적으로 돌아설 수 있다”며 “현 상황이 오히려 이 부회장 승계의 대한 사회적 승인과 동의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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