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내 생산·소비 충격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6일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생산·소비 충격 분석 및 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2월 중국의 전년 동기 대비 제조업 부가가치 증가율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특히 자동차 제조, 교통 운송장비 제조, 기계 설비 제조 부문과 중국 내 외자기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또 중국 내 숙박, 여행사, 면세점, 항공, 철도 등 관광 관련 업종에서도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조기 생산 재개, 소비촉진 정책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 내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이 멈추면서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고용안정, 기업지원, 소비촉진 정책 추진 등에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월 중순부터 중국의 주요 공업 지역인 연안 지역을 중심으로 조업이 재개되고 있으며, 주요 도시의 사회 활동 수준도 3월 초부터 빠른 회복세를 보인다고 보고서는 소개했다.

일일 외출인구, 교통혼잡 수준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광둥성)는 현재 회복세를 유지할 경우 3월 말∼4월 초에는 조업 활동이 예전 수준을 회복하고, 베이징(北京)의 경우 약 4~7주가 더 소요돼 4월 중순∼5월 중순이 돼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됐다.

소비 부문을 살펴보면 중국 내 온라인 소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1~2월 소매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서비스 등 인터넷 소비가 증가했지만, 자동차, 휴대전화 등 주요 내구재 소비와 여행·외출 감소로 인한 서비스업 소비 둔화가 두드러졌다.

다만 중국의 새로운 온라인 소비 트렌드, 중국 정부의 소비 촉진 정책 등에 의해 2분기(4~6월)부터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수요 감소가 불가피해지면서 중국의 생산 수준이 회복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가 유럽, 미국, 일본 등 중국의 주요 수출국에도 확산하면서 올해 중국의 수출 전망은 또 다른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1~2월 전체 수출에서 가장 비중이 큰 유럽연합(EU·15.5%)과 미국(14.7%)에 대한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8.4%, 27.7% 감소했는데,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으로 인해 해외 수요 감소가 수출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보고서는 "중국 내에서 1~2월에 발생한 경제적 충격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중국 내부 충격에 의한 것이지만, 3월부터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 충격으로 악화되면서 중국 경제성장률의 하방압력이 더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생산·소비 둔화로 인해 중국 내 몇몇 금융기관들은 1분기 경제성장률이 1~2%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2020년 연간 성장률 전망치도 낮추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KIEP는 중국 현지에 진출한 기업과 대중(對中)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의 경영난 가중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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