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한국은행은 30일 국내 단기금융시장인 환매조건부증권(RP) 시장에 리스크 요인이 있다며 대내외 충격시 채권시장에 연쇄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2019년 단기금융시장 리뷰'에서 "국내 RP 시장은 급격한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금융안정 측면에서 리스크 요인이 있다"며 "헤지펀드 거래가 도입된 이후 증권사에서 RP 매도로 자금을 조달해 수익을 추구하는 행태가 늘었다"고 밝혔다. 

헤지펀드 시장에 뛰어든 증권사들은 펀드에 모인 자금으로 국고채, 우량 회사채 등을 매수한다. 이를 담보로 RP 시장에서 돈을 빌려 다시 채권을 사들인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여러 번 빚을 내 재투자하는 게 가능하다.

문제는 지금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금융시장이 출렁일 때다. 증권사들은 RP 시장에서 빌린 돈을 상환할 수 없어 결국 담보로 잡은 국고채나 회사채를 헐값에 팔아치우게 된다.

한은은 "이는 RP시장뿐 아니라 채권시장에 연쇄적으로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RP 매도 시 현금성 자산을 의무적으로 보유하도록 하는 '비은행권 거시건전성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일정 비율로 현금, 예·적금, CD, 수시입출식 특정금전신탁 등 곧장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자산을 보유해야 한다. 이 방침은 올해 7월부터 적용된다.

한은은 "개선조치가 시행되면 RP 시장의 유동성 리스크는 다소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RP 거래에서 익일 물 비중이 높은데, 기일 물로 이전될 수 있는지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