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끈 달아오른 올림픽 열기만큼이나 그동안 주춤했던 전국 아파트값이 소폭 상승세를 띠고 있다. 비수기에 여름 휴가철까지 겹쳐 거래 자체는 뜸한 상태지만 9월 이후 집값 상승을 예상한 집주인들이 벌써부터 호가를 높여 집을 내놓으면서 아파트값이 상향 조정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대규모 입주로 인해 하락장을 연출하던 송파구 잠실동의 경우 최근 들어 급매물이 대부분 소진되면서 급할 게 없는 매도 예정자들이 저마다 가격을 높여 집을 내놓는 상황이다.

버블세븐지역, 송파구 ‘나홀로 강세’ ...도봉구, 한 주 만에 반등 ‘성공’

클릭! 스피드정보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8월 2주 전국 아파트값은 0.06% 올랐다. 베이징에서 연이어 울리는 올림픽 승전고에 힘입어 주춤했던 서울 아파트값(0.05%)은 전주보다 0.05% 오르면서 상승세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주 하락장을 연출했던 경기도(0.01%)는 시흥시와 의정부시 강세로 반등에 성공했다. 인천(0.18%)은 개발지를 중심으로 꾸준한 거래가 이뤄졌고, 신도시(-0.06%)는 분당 집값이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10주 연속 하락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번주 버블세븐지역은 송파구(0.05%)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하락하면서 -0.10%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송파구의 경우 잠실동 주공1, 2단지 입주 예정자들의 급매물이 대부분 소화되면서 급하게 집을 팔 필요 없는 매도자들이 호가를 높이고 있다.

실제, 레이크팰리스 112㎡(34평형)의 경우 10억 4,000만 원에서 10억 8,500만 원으로 호가가 높아진 상태다. 하지만 고가주택에 대한 수요 자체가 부족해 10억 원에 집이 나오더라도 거래는 되지 않는다고 일대 중개업자들은 귀띔했다. 반면, 용인시(-0.31%)를 비롯한 평촌(-0.25%), 분당(-0.22%), 강남구(-0.07%), 서초구(-0.05%) 등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목동은 변동이 없었다.

유형별로는 일반아파트와 주상복합이 각각 0.07%, 0.04%씩 올랐다. 재건축 단지는 전주(-0.04%)보다 낙폭을 줄이며 -0.03% 하락하는데 그쳤다. 집값이 계속해서 떨어지자 매도자들이 규제완화가 되는 시점까지 매도시기를 늦추겠다고 생각을 바꿔 저렴하게 내놨던 매물을 다시금 거둬들이는 상황이다.

권역별로는 상승세가 주춤했던 비강남권이 전주대비 0.05%p 상승하면서 0.10% 올랐고, 강남권은 -0.03%를 기록하며 약세를 이어갔다.

서울 구별로는 성북구가 0.80%로 가장 많이 올랐다. 특히 정릉동 일대는 99㎡(30평형)대 안팎이 3억 원을 넘지 않는 등 주변보다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중랑구(0.71%) 역시 69~99㎡(20~30평형)대로 수요자들 몰리면서 신내동 동성아파트가 3,500만 원씩 올랐다.

지난주 마이너스변동률(-0.02%)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던 도봉구는 한 주 만에 상승대열(0.26%)에 올라섰다. 전주까지만 해도 일부 급매물이 집값 하락을 부추겼지만 현재는 급매물 자체를 구경할 수 없는데다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여 집을 내놓고 있어 매매가가 상향 조정되고 있다. 이밖에 종로구(0.23%), 성동구(0.14%), 구로구(0.13%), 은평구(0.11%), 서대문구(0.10%) 등의 지역도 아파트값이 올랐다.

분당, 고가아파트 거래 부진 ‘여전’

신도시는 분당(-0.22%)의 내리막행진이 계속됐다. 165㎡(50평형)대 이상의 경우 거래가 일절 끊기면서 집을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하는 형국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주 거래가 활발했던 산본은 이번주 금정동 일대 66㎡(20평형)대 급매물이 한꺼번에 거래되면서 -0.06% 후퇴했고, 평촌 역시 -0.02%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반면, 일산(0.19%)은 주엽동 일대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중동은 소형아파트 강세로 0.04%가 올랐다.

경기도는 전체적인 오름폭이 둔화된 가운데 시흥시(0.38%)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특히 도창동과 대야동의 경우 매수세가 몰렸다. 부동산나라 공인 대표는 “이곳은 광명 재건축 이주수요와 은행 재정비촉진지구 개발에 따른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지난 4월 이후 찾는 사람이 부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정부시(0.25%)는 호원동과 용현동 일대 거래가 활발히 이뤄졌다. 호원동 신원 79㎡(24평형)가 2억 3,250만 원에서 2억 5,000만 원으로, 용현동 보광 69㎡(21평형)가 1억 2,500만 원에서 1억 3,500만 원으로 조정됐다.

이밖에 동두천시는 지행동과 보산동 일대 주공단지의 손바뀜이 잦아지면서 0.13%가 올랐고, 의왕시(0.13%), 부천시(0.12%), 이천시(0.10%), 여주군(0.09%) 등이 상위에 랭크됐다.

인천은 가정동 뉴타운 이주수요로 서구(0.31%)의 거래가 활발했고, 남구(0.27%), 계양구(0.22%), 부평구(0.20%), 연수구(0.08%), 남동구(0.08%) 순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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