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로 국격 떨어트리고도 진정성없는 사과
‘어설픈 북한 팔이’ 말고 상식 갖고 의정활동해야

“‘양호’를 경계하라.” 21대 국회에 내려진 경계령이다. ‘양호’는 미래통합당 태영호(태구민) 당선인과 미래한국당 지영호 당선인을 지칭하는데, 이들이 제기한 ‘김정은 신변 이상·사망설’이 허위로 판명됐기 때문이다. 태 당선인은 지난 4월 27일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과 관련,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지 당선인은 5월 1일 “김 위원장의 사망을 99%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양호’가 제기했던 ‘김정은 신변이상·사망설’은 대한민국의 국격(國格)을 크게 떨어뜨렸을 뿐만 아니라 한국 언론의 위상을 실추시켰다. ‘코로나19’에 대한 한국 정부와 국민의 대처능력이 전 세계적으로 찬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사태여서 매우 유감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가짜뉴스’를 식별하지 못하고 면피용으로 보도하고 있는 언론의 행태는 최악이다. 정부와 청와대가 초반부터 북한 내 특이동향이 없음을 일관되고 단호하게 확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믿고 싶지 않아서) 탈북민의 허위정보만을 금과옥조(金科玉條)로 보도하는 일부 언론의 후안무치(厚顔無恥)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참으로 답답할 노릇이다. 왜 허위보도라는 사실이 드러나도 정정보도나 사과가 없는 것인가.

오죽했으면 김부겸 민주당 의원이 지난 4일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 사망설’을 제기한 태 당선인, 지 당선인에게 “국방위원회·정보위원회에 절대 들어가지 마시라”고 직격탄을 날렸겠는가. 미래통합당 내부에서조차 ‘양호’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공자(孔子)는 논어(論語)에서 “교언영색선의인(巧言令色鮮矣仁)”이라고 강조했다. ‘듣기 좋게 하고 말이나 잘하고 보기 좋게 태도나 꾸는 자들 중엔 어진 사람이 적다’는 뜻이다. ‘교언영색’은 요즘 표현으로 하면 ‘가짜뉴스’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4월 28일 국회에서 ‘김정은 신변이상·사망설’을 “인포데믹(가짜뉴스 전염병) 현상”이라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양호’는 지난 4일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그 사과에는 진정성이 담겨 있지 않았다. 여전히 ‘양호’의 교만은 하늘을 찔렀다. 대한민국과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오만이 온 몸에서 풍기고 있는 것이다. 누가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는가. 미래통합당은 책임을 져야 한다. 서울 강남의 유권자들도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사실 탈북민들이 자유를 찾아 한국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북한으로부터 모든 정보가 차단된다. 그들이 접하는 정보 또는 첩보는 허위일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북한에 이용당할 수 있다. 그럼에도 탈북민들이 언론에 나와 지금 북한 정세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nonsense)’다. 더 이상 그들의 ‘어설픈 북한 팔이’는 백해무익하다. 상식을 갖고 있는 국민들은 이런 사실을 익히 알고 있다.

‘양호’는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으로서 본분을 다하려면, 하루빨리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배우고 익혀야 한다. 아울러 국회의원이 된 ‘양호’를 감싸는 정치적 언행도 자제돼야 한다. ‘양호’가 자생력을 가질 수 있도록 보이지 않게 지원하는 게 그들을 도와주는 길이다. 정부가 제공한 경호원들을 거느리고 우스꽝스럽게 폼을 잡는 ‘양호’를 보는 국민의 시선은 달갑지 않다.

조한규 중소기업신문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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