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채 순천농협 조합장, 파머스마켓 운영 수익으로 적자 경제사업 보전
“‘영농형 태양광 사업’으로 농민소득 향상과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부응”

▲ 지역 간 이동시 소통을 통해 업무를 처리한다는 강성채 순천농협 조합장이 스마트폰을 가리키며 ‘스마트순천농협’에 구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순천=이지하 기자

강성채 순천농협 조합장의 일과는 스마트폰을 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순천농협의 모든 정보가 함축돼 있고 임직원과 조합원, 고객들과의 소통의 장이 되기 때문이다. 순천농협에서 판매하는 1만2000여개에 달하는 상품 중 당일 한 개라도 팔리는 5000여개의 상품을 e-파머스마켓에서도 살수 있다고 한다. 

강 조합장은 “순천농협이 관할하는 면적은 901㎢로 서울(605㎢)의 1.5배에 달해 지역 간 이동을 하면서 스마트폰으로 일을 많이 본다”며 “업무파악이나 부서간 의견조정뿐 아니라 농정협력, 조합원간 소통 등도 스마트폰에 구현된 ‘순천농협사랑방’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 박경미 순천농협 문화센터장(오른쪽)이 전시중인 보자기 공예에 대해 강성채 조합장에게 설명하고 있다.

강 조합장은 e비즈니스 통합 플랫폼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양곡종합처리장(RPC)과 농산물패킹하우스(APC), 조합공동사업법인(APC), 남도김치, 파머스마켓 등의 사업장을 통합관리하면서, 상품판매도 가능하도록 만들고 있다. 그는 “지난해부터 판매관리 플랫폼인 ‘장볼타임(농식품 전문몰)’을 구축하고 있는데, 이를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급성장할 비대면 거래 방식의 하나로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스마트순천농협’ 구현이 어느 정도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조합장은 농협에서 손꼽는 유통전문가다. 농협중앙회 신유통기획단장을 맡아 ‘농협하나로클럽’으로 알려진 양재·청주·성남·고양유통센터를 건립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순천농협 조합장에 부임한 강 조합장은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003년 파머스마켓을 개장했다. 이사들은 대규모 적자가 난다며 강력히 반대를 했지만 강 조합장은 순천이 거점지역인 점을 감안해 3000평의 부지에 600평을 매장으로, 나머지 400평을 조합원과 지역민을 위한 문화센터로 만들었다. 3년 뒤 대지 용도가 준주거지역으로 바뀜에 따라 파머스마켓은 1000평으로 확장, 운영하고 있다. 애초 우려와는 달리 파머스마켓은 연간 600억원의 매출에 18억~20억원의 이익을 올리고 있다. 강 조합장은 “파머스마켓은 추곡 전량 수매 등 경제사업에서 발생하는 적자를 메워주는 ‘경제사업 에너지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문화센터는 등록 회원이 연간 1만3000여명에 달할 정도로 지역민과 조합원에 사랑을 받아 시민의 농협으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순천농협 파머스마켓에 판매중인 다양한 농산물.

강 조합장은 ‘영농형 태양광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3020 계획에 따라 2030년 신재생 에너지 설비 보급을 2017년 15.1GW에서 2030년 63.8GW로 늘릴 방침이다. 이에 따라 태양광 발전 비중은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38%에서 57%로 증가하게 된다. 강 조합장은 “현재 정부는 주택이나 건물, 협동농장 등 소규모 농지에 태양광 사업을 허가하고 절대 농지에는 불허하고 있다”며 “시설원예 단지처럼 논에 대규모로 영농형태양광(지목변경 불필요)을 설치하면 3020 계획이 조기에 달성될 수 있고, 농가소득도 올릴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 순천농협 내에 설치된 ‘영농형 태양광 판넬’. 이 태양광 구조물은 높이가 5~6m에 달해 트랙터 등 대농기구를 이용해 대규모로 농사를 지으면서 태양광 생산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강 조합장은 “작물농사와 발전사업을 병행하는 것이 영농형 태양광 사업의 핵심”이라며 “900평의 논에 트랙터 작업을 할 수 있도록 5~6m 높이 기둥을 세우고 태양광 판넬(양축추적식) 7개를 세우면 그늘이 발생해 벼 생산량이 15%정도 줄지만 대출금과 감가상각비 등을 제하고도 한 달 80만원의 발전수익을 볼 수 있다”며 “일본 타라현 텐리시 농업용지지구에서 영농형 태양광 실증 사례가 있는 만큼 정부는 절대 농지에서도 태양광 발전을 허가할 수 있도록 법적 규제를 완화하는 등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국대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은 강 조합장은 농협중앙회에서 28년간 근무하다 순천농협 상임이사를 거쳐 2006년 직선제 첫 조합장이 됐다. 강 조합장은 2015년 동시선거로 치러진 2대 선거에서 조합장에 당선된데 이어 지난 3월 조합장 선거에서 무투표 당선되면서 3선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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