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간 지원해온 최태원 회장 노력 결실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한국 제약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SK그룹 계열사 SK바이오팜이 상장을 본격화한다. SK바이오팜은 대한민국 최초로 독자 개발한 뇌전증 신약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직접 판매허가를 신청, 승인을 받은 기업으로 그룹내에서는 물론 국내제약업계의 이정표가 되고 있다. 독자개발 신약 하나 없는 한국에서 SK바이오팜이 '신약 주권'의 선봉장이 된 셈이다. 무려 27년 동안 적극적으로 지원해온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평가다.

SK바이오팜은 지난 19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총 공모 주식 수는 1957만8310주다. 공모 희망가 범위는 3만6000∼4만9000원이다. 공모가밴드를 기준으로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은 2조8200억원에서 3조84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SK바이오팜은 내달 18일까지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같은 달 23∼24일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받고 오는 7월 상장할 예정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12월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SK가 지분의 100%를 보유하고 있다.

SK바이오팜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된 자금으로 2021년까지 2년간 세노바메이트 상업화에 2000억원을, 연구개발비(R&D)에 2200억원 가량을 사용할 예정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11월 독자개발한 뇌전증 치료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에 대한 미국 FDA 품목 허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신약을 기술수출하지 않고 FDA에 직접 판매허가를 신청해 승인을 획득한 건 SK바이오팜이 처음이다. 그만큼 독보적인 기술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노바메이트 외에도 기술수출한 수면장애치료제 ‘솔리암페톨(미국 제품명 수노시)’도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지주사 SK도 수혜가 예상된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이 상장 이후 주가가 급등할 경우 자연스럽게 관심은 SK로 향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바이오팜이 상장을 본격화한다. SK바이오팜은 대한민국 최초로 독자 개발한 뇌전증 신약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직접 판매허가를 신청, 승인을 받으면서 한국 제약 역사를 새로 쓴 기업이다. 사진은 2016년 6월 경기도 판교에 있는 SK바이오팜을 찾아 연구진을 격려중인 SK그룹 최태원 회장.

SK바이오팜의 성공에는 최태원 회장의 오랜 노력이 깔려있다. 최 회장은 1993년 SK가 신약개발에 뛰어든 이후 27년간 지원해왔다. 바이오산업은 통상 10∼15년이라는 긴 기간과 수천억 원 이상의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고도 상품성이 있는 신약성분을 개발하기가 쉽지가 않다. 많은 바이오기업들이 신약개발 보다 실패 가능성이 낮은 복제약 사업에 매달리는 것도 이 떄문이다. 하지만 최 회장의 뚝심있는 지원 아래 SK바이오팜은 신약개발에 성공했다.

최 회장은 2016년 6월 경기도 판교에 있는 SK바이오팜 생명과학연구원을 찾아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20년 넘도록 혁신과 패기, 열정으로 지금까지 성장해 왔다”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혁신적인 신약 개발의 꿈을 이루자"라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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