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비스그룹 조성경 회장 인간개발연구원 세미나서 강연
데이터 활용이 중요…중소기업 산학협력에 적극 나서야

▲조성경 쥬비스그룹 회장이 21일 인간개발연구원 경영전략 조찬세미나 ‘지혜산책’에서 데이터와 활용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코로나19로 언택트(비대면)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빅데이터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사람간의 거리가 멀어지면서 데이터를 활용해 최소한의 접점에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꼭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 고객만족도를 극대화시키는 것은 물론 자연스럽게 충성고객(Advocater)으로 이끄는 것이 기업 필수 생존전략으로 떠오른 셈이다. 올초 ‘데이터3법’이 통과되면서 사정이 빠듯한 중소기업들도 데이터를 맘껏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상황이다.

문제는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식재료가 아무리 좋아도 요리사의 손길을 거지치 않으면 맛깔스런 음식이 될 수 없는 것처럼 기업이 양질의 데이터를 많이 확보한다고 해도 제대로 가공하고 조리하지 못한다면 손님을 이끌 수 없다.

조성경 쥬비스그룹 회장은 21일 인간개발연구원 경영전략 조찬세미나 ‘지혜산책’에서 역경과정을 극복한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풀어내면서 데이터와 활용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지혜산책은 경영 과정에서 겪었던 실패와 이를 극복해 성공하는 과정을 공유하는 세미나다.

조 회장은 고객 데이터를 영업과 상품개발에 적극 활용해 2002년 5000만원으로 차린 회사를 지난해 연매출 500억원대의 다이어트 전문회사로 일궈낸 인물이다. 쥬비스를 통한 유명 연예인들의 다이어트 성공 사례는 온라인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조 회장도 여느 성공 기업인과 출발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열심히 일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데 경영력을 집중시켰다. 당시 맛사지가 중심이었던 다이어트 시장에서 스트레칭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홍보물을 핑크색으로 통일하는 등 마케팅 차별화에도 나섰다.

하지만 어느 순간 찾아온 경영위기로 그동안 종이 서류로 구축했던 고객 데이터를 통째로 날리면서 그의 경영관점을 달라졌다고 한다. 조 회장은 “‘이때부터 어떤 일이 나도 영업에 지장이 없도록 위기에 강한 회사를 만들겠다’는 결심으로 모든 데이터를 전산화했다”며 “쥬비스는 2011년 종이가 없고 데이터로 모든 것을 말하는 회사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구축된 다이어트 데이터는 현재 수백만개로 불어났고 쥬비스 성공의 핵심 열쇠가 됐다.

조 회장은 고객과도 데이터로 소통하기 위해 고가의 기기를 적극 도입했다. 그는 “비만의 실제 이유와 고객들이 생각하는 원인은 다를 수 있다”며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고객들을 위해 스트레스 측정기까지 도입했는데, 이는 고객이 틀렸다가 아니라 정확한 데이터로 고객을 이해시키고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대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인공지능(AI) 플랫품도 도입했다. 키, 체중, 성별 등 사람마다 살이 찌는 환경이 다르고 고객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상황에서 사람이 이 모든 사례를 검토해 최적의 결과물을 내놓는 것은 어렵다. 이에따라 조 회장은 무수한 시행착오 끝에 진단, 감량예측이 가능한 인공지능을 개발했으며, 현재 고객이 서비스 중단을 결정하고 중단 시점까지 예측하는 알고리즘 개발로 발전하고 있다.

조 회장은 이를 사람과 인공지능의 협업으로 정의한다. 그는 “변수가 많아 인공지능이 예측을 하고 사람이 밀착 마케팅을 하는 것이지 인공지능이 답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람과 인공지능이 각자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쥬비스는 실제로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인공지능이 고객에게 적합한 진단과 예측정보를 콕 집어 주면서 고객 만족도는 높아졌고 직원들의 상담역량도 높아졌다. 예측 적중률도 90%에 달한다. 위기도 기회가 됐다. 과거 사스와 메르스 사태 때 쥬비스의 실적은 오히려 좋아졌다. 코로나19가 덥친 올해 매출목표는 지난해보다 150억원 더 늘어났다.

조 회장은 중소기업들이 산학협력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연구개발 여력이 부족한 회사들이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외부전문가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대학과의 산학협력은 기업에 부담을 줄여주고 대학에겐 연구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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