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아진 하늘에 공기청정기 판매↓ 재택근무 확산에 PC 판매↑

▲코로나19 사태로 하늘이 맑아지면서 기청정기 수요가 줄어들고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이 활성화되면서 PC의 수요는 늘고 있다. 사진은 한 고등학교의 담임 교사가 온라인 플랫폼에 접속한 학생들과 학교장의 인사말을 들으며 개학식을 갖고 있다.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IT기기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하늘이 맑아지면서 그동안 급성장했던 공기청정기 수요가 줄어들고 재택근무가 활성화되고 집안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PC의 수요는 늘고 있다.

22일 시장조사업체 한국IDC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PC 출하량은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이중 데스크톱은 58만대, 노트북 86만대, 총 144만 대로 전년 동기 142만 대에 비해 1.5% 늘어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개학, 재택근무, 게임, 웹서핑 등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PC 판매는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IT기업들의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 1분기 영업이익은 3조99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500억원 증가했다. 전일 미국 그래픽카드 업체 엔비디아는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39% 증가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발표했다. 중국 화웨이의 1분기 PC 판매액도 120% 증가했다.

정부와 지자체의 재난지원금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긴급재난지원금으로 가구 여유자금이 증가하고 최근 가정 체류시간도 늘었다”면서 “여름철 가전제품 매출이 상승할 개연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매년 성장세를 지속했던 공기청정기는 정체되고 있다. 올해 2~3월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청정기 시장이 지난 2018년 114%, 2019년 85% 성장했다는 점에서 올해 판매 감소는 두드러진다. 이 같은 현상은 4월에 더 두드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공기청정기는 매년 황사·미세먼지가 집중되는 봄 시즌에 판매가 급증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과 국내에서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고 미세먼지가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수요가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환경부 대기환경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서울 권역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은 총 6차례로 전년동기 대비 3분의1로 떨어졌다. 하늘은 맑아졌지만 공기청정기 시장에는 먹구름이 일고 있는 셈이다.

공기청정기가 코로나19 확산에 악영향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함승헌 교수 연구팀은 최근 공기청정기 공기 배출구 주변에서 기침을 해 비말이 발생할 경우 사무실 전체에 퍼질 수 있다는 게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증시업계의 한 전문가는 “코로나19 사태가 더욱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고 언택트 경제는 더욱 확산될 것”이라며 “일하고 구매하고 보고 즐길 수 있는 모든 것이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 이뤄지면서 그동안 수요가 포화됐다는 평가를 받아온 PC시장에 기회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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