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기 막은 일등 공신서 은폐 의혹으로 택배산업 ‘흔들’

▲쿠팡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알고도 수천명이 근무하는 물류센터를 그대로 운영하는 등 심각한 안전불감증을 드러내면서 비판이 일고 있다. 사진은 27일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 담장에 운영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유통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폭발하면서 국민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 국민이 코로나19 확산에도 사재기 없이 평온한 생활이 가능했던 데는 택배의 도움이 컸지만 이번 사태로 배송대란이 우려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쿠팡은 확진자 발생을 알고도 수천명이 근무하는 물류센터를 그대로 운영하는 등 심각한 안전불감증을 드러내면서 실적을 위해 국민 건강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8일 질병관리본부(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새벽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만1344명이다. 신규 확진자 숫자가 79명 증가하면서, 53일 만에 가장 큰 증가 규모를 보였다. 쿠팡, 마켓컬리 등 유통기업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가 급증한 탓이다.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 일하는 인원이 직원 포함 3000명이 넘는 대규모 물류 작업장으로 추가 감염자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더욱이 쿠팡이 거리두기 등 방역조치를 제대로 실천하지 않고 첫 확진자가 나온 사실을 알고도 운영을 하다가 이틀 후에야 폐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거 신천지 사태를 능가하는 감염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에따라 쿠팡에 대해 강력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쿠팡이 매년 적자를 보다가 코로나19로 주문이 밀려들고 실적이 개선되는 상황에서 실적 걱정에 확진자 조치를 미룬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실제 쿠팡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64.2% 늘어나고 적자는 36.2% 감소했다. 올해는 코로나19 효과로 실적 개선세가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더욱이 이번 사태는 감염자 증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택배는 우리 국민이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고 기업들이 영업을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 3월 이후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사재기 파동에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도 한국은 예외가 됐던 것도 오프라인 경제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잘 구축된 택배와 배달체계 덕분이었다. 백화점·대형마트 등 대형 유통사뿐 아니라 소규모 인터넷 쇼핑몰까지 택배업체를 이용하고 있다. 현재 뜨고 있는 언택트 경제의 근간도 이런 물류체계를 핵심 기반으로 한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 같은 사태가 반복되고 셧다운되는 물류센터가 늘어날 경우 기업 피해와 국민 불편이 가중되고 코로나19 위기에도 평온을 유지했던 한국 사회도 동요할 수 있다. 일부 국민들은 택배로 코로나19가 감열될 수 있다는 불안감까지 내비치고 있다.

유통업계의 관계자는 “물류센터의 경우 일용직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현재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를 원천 차단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결국 근무나 쉬는 시간중 거리두기 등 방역조치를 성실히 시행하고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숨기지 말고 즉각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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