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전업계카드사 7곳 카드론 취급액 4.3조원 급증
증가세 주춤하던 카드론 1·2월에도 3조원대 늘어
"코로나 여파에 급전수요 증가…가계부실 우려"

▲ 금융당국의 고금리 대출규제 강화로 지난해 신용카드사의 카드론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지만, 올해 초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와 맞물며 다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pixabay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신용카드사의 카드론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고금리 대출 억제를 위한 금융당국의 전방위 규제 강화에 매년 가파르게 늘어나던 카드론이 지난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지만, 올해 초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와 맞물며 다시 급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소득감소에 직면한 서민가계의 빚부담 가중은 물론 카드사의 건전성도 급격하게 나빠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온다. 

29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신한·국민·삼성·현대·롯데·하나·우리카드 등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카드론 취급액은 총 4조3242억원으로 1년 전보다 25.6% 증가했다. 1월 카드론 이용액이 3조9148억원 가량 급증한데 이어 2월에도 3조8685억원의 증가폭을 기록했고, 3월에는 카드론 이용액이 4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신한카드의 올해 1분기 카드론 취급액은 2조643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6% 증가했고 삼성카드는 2조2650억원으로 18.5% 늘었다. KB국민카드(1조8728억원)과 현대카드(1조8268억원)도 취급액이 1년 전보다 각각 17.6%, 29.8% 확대됐다.  

우리카드의 1분기 카드론 취급액은 1조205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0% 증가했고, 하나카드는 1조1004억원으로 32.8% 가량 늘었다. 반면 롯데카드의 취급액은 7.3% 감소한 1조2081억원으로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였다. 

현재 카드론은 7개 전업계카드사와 11개 카드겸영은행이 취급하고 있다. 카드론 평균 수수료율(대출금리)은 연 8~14%대 수준이다.

여신금융협회의 대출상품 신용등급별 평균 수수료율 공시를 보면 지난달 30일 전업계 카드사 기준 현대카드의 카드론 평균 수수료율이 14.43%로 가장 높았고 롯데카드(14.24%), KB국민카드(14.22%), 신한카드(13.87%), 삼성카드(13.81%), 하나카드(12.87%), 우리카드(12.35%) 등이 뒤를 이었다.  

그동안 카드사들이 가맹점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보전하기 위해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카드대출 영업을 확대해왔지만, 금융당국의 사정 칼바람이 몰아치면서 지난해 카드대출 증가세는 현저히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비씨카드를 포함한 8개 전업계 카드사의 카드자산 잔액은 총 97조7517억원으로 1년 전보다 1.73%(1조6601억원)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2018년 대출 증가폭인 8.37%에 비해 5배 가까이 급감한 수준이다. 

카드론의 경우 2017년 9월 말 잔액이 24조9350억원에서 2018년 9월 말 26조9901억원으로 8.24%(2조551억원) 늘었지만, 지난해 9월 말에는 28조6523억원으로 6.16%(1조6622억원)을 기록하며 대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하지만 올해 초 불거진 코로나19 확산 등의 여파로 카드론 이용액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급격한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불황형 대출'로 꼽히는 카드론은 소액의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생계자금 목적이나 다른 대출을 갚기 위한 돌려막기 용도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은행 대출이 어려운 서민들이 대출심시가 간편하고 빠른 카드론의 주요 고객인 만큼 경기가 어려워고 소득이 줄면 가장 먼저 부실화할 위험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소득감소 등으로 자금난에 처한 취약계층이 고금리의 카드대출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은 카드사의 건전성 악화는 물론 가계부채의 악성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코로나 여파가 본격화한 2분기부터 카드론 연체율이 악화할 수 있어 금융당국의 세심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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