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순익 2463억원…중금리신용대출 8000억원↑
중금리대출 취급 저축은행 27개, 70여개 상품 판매
'고금리대출' 부정적 이미지 벗고 서민금융 확대

▲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저축은행업계가 그간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고금리대출'의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금리 신용대출 영업력 강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저축은행의 실적 개선세에 탄력이 붙고 있다. 지난해 강력한 영업드라이브로 총자산과 당기순이익 모두 끌어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저축은행업계는 올해 1분기에도 역대급 수준의 순익을 기록했다. 수년간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고금리' 이미지를 벗기 위해 중금리대출 확대에 공을 들인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에서 영업 중인 79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46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63억원)보다 19.4% 늘었다. 이는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가계대출 확대 등으로 이자순익이 1501억원 늘면서 순익을 대폭 끌어올렸다. 

지난 3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총여신 규모는 67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총여신은 2017년 51조2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8년 59조2000억원, 2019년 65조1000억원 등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총대출은 67조원 수준이다. 가계대출(26조9000억원)의 경우 중금리신용대출 중심으로 2.9%(8000억원) 증가했고, 기업대출(38조3000억원)은 법인대출 위주로 3.1%(1조1000억원) 늘었다.

부실저축은행들이 줄줄이 파산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업계의 영업 실적은 가파른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저축은행의 순익은 1조2723억원으로 사상 최고치였던 2018년(1조1084억원)보다 14.8%(1639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 순익은 2017년 이후 3년 연속 1조원대를 기록했다. 

이러한 호실적은 대형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연 10%대 금리의 중금리대출을 대폭 늘리면서 이자이익을 확대한 영향이 크다. 현재 중금리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은 총 27개로, 약 70개의 상품을 판매 중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공시된 올해 1분기 신용등급 1~3등급에 적용된 평균금리를 보면 SBI저축은행의 대표 중금리상품인 '사이다'가 12.40%였고 SBI프리미엄중금리는 13.31%, SBI중금리는 14.33% 수준이었다. 

OK저축은행의 OK히어로K 평균금리는 12.90%, OK히어로S 14.70%, 사잇돌표준 14.92%였고 JT친애저축은행의 원더풀 채무통합론이 14.84%, 원더풀 와우론이 15.56%였다. 웰컴저축은행의 사잇돌2대출은 11.58%, 웰뱅중금리대출은 14.09%를 나타냈다. 

금리가 가장 낮은 중금리대출은 페퍼저축은행의 페퍼루300으로 7.44%에 불과했고, KB저축은행의 KB착한대출도 9.86%의 낮은 수준을 보였다. BNK저축은행의 사잇돌2(10.68%), NH저축은행의 NH직장인행복대출(10.80%), 상상인저축은행의 상상인중금리론(10.90%), 하나저축은행의 행복론119(10.15%) 등은 10%대로 집계됐다. 

연간취급현황을 보면 지난해 페퍼저축은행의 페퍼중금리신용대출 취급액이 6276억원(2만20건)으로 가장 많았고 웰컴저축은행의 웰뱅중금리대출은 4625억원(2만3518건), JT친애저축은행의 원더풀 J론은 2569억원(1만4067건), OK저축은행의 사잇돌은 1922억원(2만6800건), 유진저축은행의 나오론M은 1460억원(9750건), KB저축은행의 KB착한대출은 1114억원(1만341건)이었다. 

금융당국은 중·저신용자의 대출금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 2018년 10월부터 제2금융권의 중금리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서 제외하는 등 중금리대출 출시를 독려하고 있다. 당국의 규제 완화에 힘입어 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액은 2017년 8905억원에서 2018년 1조7974억원으로 101.8%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저축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중금리 신용대출을 늘리면서 실적 개선은 물론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이미지 개선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며 "중신용 고객군을 확보하기 위해 시중은행은 물론 인터넷은행, 카드사 등과 치열한 영업경쟁을 벌여야 하는 만큼 대출금리 수준도 계속해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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