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완 보성농협 조합장 “농가 소득 있어야 귀농·귀촌 가능”
영농형 태양광발전 농업시설로 봐야…농지법 일몰제 개정해야

▲ 문병완 보성농협 조합장이 전남 보성군 보성읍 현충로 집무실에서 영농형 태양광발전과 농협 경영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보성=이지하 기자

문병완 보성농협 조합장은 영농형 태양광발전 사업의 전도사다. 그는 영농형 태양광발전소가 농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농가소득을 높일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올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농촌에서는 이를 반기기보다는 태양광발전소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문 조합장은 “도시자본이 들어와 산림을 훼손하면서까지 무분별하게 태양광발전 사업을 벌여 농민·환경단체와 지역민들이 거부감을 갖고 있다”며 “영농형 태양광발전은 환경보전과 논의 공익적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면서 농가 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농과 탈농으로 농촌 마을이 붕괴직전인데, 이런 공동화 원인은 소득이 없기 때문”이라며 “정부에서는 저소득 농가를 위해 직불금을 주고 있지만 인위적으로 육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농민들이 자립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조합장은 지난 2019년 8월 전남 보성읍 옥암리 들녘에 전국에서 처음으로 영농형 태양광발전 실증단지를 건립해 상업운전을 하고 있다. 이 단지는 2150㎡(650평)에 이르는데, 바로 옆에는 비슷한 규모의 일반 태양광발전소를 지어 경제성 등을 비교할 수 있게 했다. 문 조합장은 “10개월간 운영하면서 영농형 태양광발전이 일반 태양광발전보다 발전 효율이 높아 경제성이 우수하다는 사실을 파악했다”며 “영농형 태양광발전소가 현재 5% 수준의 재생에너지 비율을 2030년 20%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정부의 ‘재생에너지3020 계획’을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문병완 보성농협 조합장이 전남 보성읍 옥암리 들녘에 설치된 영농형 태양광발전 실증단지에서 일반 태양광발전 시설과 비교해 발전 효율과 벼 재배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보성=이지하 기자

문 조합장은 “영농형 태양광발전 시설은 3m 높이의 구조물 위에 패널을 설치해 이양기 등 농기계를 이용해 농사를 짓는데 불편이 없다”며 “패널 설치로 햇볕 감소가 아닌, 구조물 설치로 벼를 심지 못하는 공간이 20% 발생하면서 수확량이 줄지만 설치비와 관리비, 이자 등을 제하고도 월평균 100만원의 소득이 생긴다”고 말했다. 실증단지에서 효과를 입증한 문 조합장은 농가소득을 높이기 위해 같은 해 10월 마을단위 태양광발전 협동조합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설립했다.

영농형 태양광발전은 농촌에는 희망이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절대 농지에서 이를 허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문 조합장은 “식량안보와 논이 갖고 있는 환경보존, 담수효과 등으로 절대 농지를 보존해야한다는 농림부의 생각을 이해한다”면서도 “논이나 밭에 축사나 하우스 등을 설치했을 때는 문제가 없는데, 친환경적이며 농작물을 재배하면서 발전을 하는데도 영농형 태양광발전 시설은 규제에 묶인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일본은 절대 농지에서도 일정기간 영농형 태양광발전을 허가하는 일몰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영농형 태양광발전을 발전시설이 아닌 농업시설로 보고, 일본처럼 농지법을 개정해 일몰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의 발전선로 증설 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다. 문 조합장은 “한전은 도시의 대규모 사업자가 시행하는 태양광발전 사업에는 선로를 증설해 주면서, 농촌의 소규모 시설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며 “옥암리 재궁해경마을에 들어서는 마을형 태양광발전소(면적 4783평, 시설용량 1470㎾)는 선로 문제가 해결되면 바로 착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전남 보성읍 옥암리 들녘에 설치된 영농형 태양광발전 실증단지(왼쪽)와 일반 태양광발전소. 보성=이지하 기자

문 조합장은 경영능력이 탁월하다. 보성농협은 2004년 전국 처음으로 7개 미곡종합처리장(RPC)을 하나로 합쳐 거점 RPC로 재탄생시켜 고품질 쌀 생산을 시작했다. 이어 20여개 쌀 브랜드를 ‘녹차미인 보성쌀’로 통합 후 전국 12대 브랜드쌀에 5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이 같은 공로로 문 조합장은 2009년 대통령표창과 2016년 정부 산업포장을 받았다.

문 조합장은 특히 2013년 농협중앙회의 경영컨설팅에서 5등급을 받았지만 불과 3개월 만에 1등급으로 도약시키며 보성농협의 개혁을 주도했다는 평가다. 문 조합장은 2001년 이후 다섯 번의 조합장 선거에서 네 번을 무투표로 당선됐을 정도로 조합원들의 절대적 신임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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