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애국심 넘어 국산차 기술력 높아지면서 일본차 외면

▲국산차 기술력이 글로벌 선두 수준으로 올라서면서 코로나19와 불매운동 여파로 위축된 일본차들의 설 자리가 더욱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은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지난해 후반기부터 위축된 일본차의 판매실적이 올해 더욱 가라앉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일본 무역보복 조치에 대한 우리 국민의 불매운동 여파가 겹친 탓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글로벌 선두 수준으로 올라선 국산차의 기술력이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2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2만3272대로, 작년 같은 달(1만9548대)보다 19.1% 증가했다. 독일산 질주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일본차는 뒷걸음질을 쳤다. 일본차는 전년 동기 대비 62.1% 급감했다.

구체적으로 렉서스가 727대로 같은 기간 49.2% 감소했고. 도요타(-61.8%), 닛산(-23.7%), 혼다(-86.0%), 인피니티(-69.4%) 등도 판매 부진을 겪었다.

이는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혼다코리아의 경우 작년(2019년 4월∼2020년 3월) 영업이익이 19억8000만원으로 전년(196억1000만원)의 10분의1로 급감했다. 매출은 3632억원으로 전년(4674억원)보다 23% 축소됐다.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브랜드도 나타나고 있다. 닛산과 인피니티 브랜드는 한국 진출 16년 만인 올해 말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예정이다. 닛산과 인피니티 브랜드는 5월까지 판매가 각각 1041대와 222대로 작년 동기보다 38%, 71%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22.6%에 달했던 일본차 판매 점유율도 지난달 7.2%로 수직하락 했다.

코로나19로 내수가 악화하고 일본 불매운동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여파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단순히 불매운동 때문만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차 시장이 전기차나 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 중심으로 급속 재편 중인 상황에서 글로벌 수준으로 올라간 국산차의 경쟁력을 판세를 가른 중요한 요인으로 꼽고 있다.

실제 지난해 출시된 현대차 쏘나타·K5 하이브리드 모델의 복합연비는 리터당 20.1㎞로 리터당 17.5~18.9㎞인 일본차를 넘어선다.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도 최대 주행거리가 406㎞에 달하지만 닛산 리프는 231㎞에 그친다. 현대·기아차는 1분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 4위에 올랐다.

업계에선 현대·기아차가 수소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데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80조원을 투입해 친환경차 역량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어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최근 글로벌 배터리 기술을 보유한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함께 전기차 협력 강화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완성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산차의 기술이 일본차를 넘어가는 상황에서 소비자들도 굳이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일본차를 고집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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