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 중소기업대출 13.3조원 늘어 '역대 최대'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비은행권 대출도 211조원 돌파
리스크 낮고 수익성 높아…우량 중기고객 확보에 집중

▲ 금융권의 우량 중소기업대출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금융권의 우량 중소기업대출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정부의 가계빚 억제 여파로 기업대출이 가계대출을 대체할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한 데다 기업대출에서도 우량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리스크가 낮고 수익성은 높은 틈새시장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특히 실적 확보에 비상이 걸린 은행들은 경쟁적으로 기술금융 전담조직을 신설·확대하고 영업인력을 확충하는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 발굴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945조1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6조원 늘어났다. 대기업대출 증가 규모는 4월(11조2000억원)보다 줄어든 2조7000억원에 머무른 반면, 중소기업대출 증가 규모는 13조3000억원으로 5월 기준으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제2금융권의 중소기업대출도 증가세가 뚜렷하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지난 4월 말 비은행금융기관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211조768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205조8833억원)대비 5조8851억원(2.86%) 증가한 것으로, 1년 전(162조272억원)에 비해 49조7412억원(30.70%) 늘었다.

업체별로 보면 상호저축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이 38조9177억원으로 전월대비 6027억원(1.57%) 확대됐고, 상호금융은 82조8752억원으로 1조9636억원(2.43%) 증가했다. 신용협동조합(34조7513억원)과 새마을금고(47조3880억원)도 각각 6920억원(2.03%), 2조4935억원(5.55%) 늘었다. 

이처럼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의 중소기업대출이 가파르게 늘어나는 것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여파가 큰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막대한 이자수익을 가져다준 가계부채를 크게 늘리기 어려워지면서 이를 대체할 수익원으로 우량 중소기업대출이 부각된 것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권의 대출태도 역시 한층 완화된 분위기다. 한은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를 보면 올해 2분기 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전망치)는 20으로 지난해 1분기(17) 이후 6개 분기 연속 플러스를 유지했다. 지수가 0보다 크면 태도 완화를 의미한다.

기술력을 갖춘 우량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는 기술금융 확대 경쟁도 치열하다. 은행연합회의 기술금융 종합상황판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기술신용대출 누적 잔액은 229조2810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3.34%(7조4131억원) 늘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7.28%(49조1408억원) 가량 대출이 신규 공급됐다.  

기존 중소기업대출의 연장 및 대환, 증액을 제외한 순공급금액인 평가액은 164조1426억원으로 전월보다 3.47%(5조5009억원) 증가했다. 

정부의 정책추진 방향이 혁신금융에 집중되면서 올해 기술금융을 포함한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여신지원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창업·벤처·중소기업을 지원하는 혁신금융 시스템 구축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고, 저축은행업계도 기업금융 부문의 영업력을 강화하며 우량기업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저금리로 풍부해진 유동성을 바탕으로 중소기업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라며 "금융사 대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중소기업들도 사상 최저 수준의 대출금리와 낮아진 대출문턱에 자금조달 부담이 한층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