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줄고 매물 사라지면서 가격만 올라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6·17 부동산 대책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월세 거래가 줄어들고 가격은 오르면서 2015년 전세 대란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2일 발표한 '2020년 하반기 건설·주택경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의 전셋값은 상반기 1.1% 상승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1.5% 올라 연간으로는 2.6%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원은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 강화 등 정부의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다주택자가 공급하던 전세 물량이 매매로 전환되면서 양질의 전세 물량이 감소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또 6·17대책을 통한 대출 규제로 기존 세입자가 전세 시장에 남아 있으려는 수요가 있고, 3기 신도시 인근 지역 전입과 '임대차 3법' 등 요인이 하반기 전셋값을 크게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현재 전세값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한국감정원 주간시세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달 29일 기준 0.10% 상승했다. 53주 연속 오름세다. 전주 0.08%과 비교해 상승폭이 확대됐다. 전세가격지수 상승률이 0.1%대에 진입한 것은 작년 1월 20일 이후 23주 만이다.

이런 상황에서 매물이 줄면서 거래량도 줄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까지 집계된 서울 아파트의 전월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이달 6085건으로, 지난 2월(1만8999건)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달(9584건)에 이어 2개월째 1만건을 밑도는 것으로 2011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처음이다. 경기도 아파트 전세 시장도 4개월째 감소세다.

전셋값은 꾸준히 오르는데 거래는 말라가면서 일부 지역은 전세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하반기에 전셋값이 더 올라갈 경우 전세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유주의 실거주 요건을 강화한 6·17 대책이 전셋값만 자극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 될 수도 있다”며 “향후 전세 물건을 반전세나 월세로 전환하는 집주인들이 늘고 전세 품귀 현상이 강해질 경우 실제 서민들의 체감도는 이보다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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