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저축은행 28곳 1분기 순익 186억원, 초대형사 10% 불과
건전성도 양극화 심화…"업황악화에 구조조정 가능성 높아져"

▲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지역경제 침체, 코로나19 등 영업환경 악화로 실적부진의 늪에 헤어나오지 못하는 영세저축은행이 갈수록 늘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경영난에 시달리는 영세저축은행이 늘고 있다. 전방위 영업 공세로 대형저축은행의 실적은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는데 반해, 몸집이 작은 소형저축은행은 수익성 악화는 물론 자산 건전성에서도 대형사에 크게 밀리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지역경제 침체, 코로나19 등 영업환경 악화로 먹고 살기 힘들어진 소형사들 사이에선 그 어느 때보다 생존 위기감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8일 각 저축은행별 경영공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총자산 3000억원 미만의 소형저축은행 28곳의 당기순이익은 총 186억1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반해 총자산 2조원 초과 초대형저축은행 9곳의 순익은 1763억원을 기록, 이들 소형저축은행 순익의 9배 이상 많았다. 

업황 악화에 적자에 허덕이는 소형저축은행은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다. 저축은행중앙회에 공시된 각사별 경영실적을 보면 올 1분기 조은저축은행(-11억원)과 센트럴저축은행(-4억원), 라온저축은행(-3억6000만원), 대아상호저축은행(-3억원), 대원상호저축은행(-2억원), 머스트삼일저축은행(-3000만원) 등 6곳이 적자를 냈고 대명상호저축은행은 순익이 0원에 그쳤다.  

소형사 가운데 라이브저축은행 순익이 6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유니온저축은행(19억원), 평택저축은행(15억원), 국제저축은행(14억원), 대한저축은행(13억원), 동양저축은행(12억원), 삼호저축은행(11억원), 한성저축은행(10억원) 등이 10억대 순익을 기록했다.   
 
이밖에 청주저축은행 9억원, 에스앤티저축은행 6억원, 더블저축은행 6억원, CK저축은행 6억원, 우리저축은행 6억원, 스타저축은행 4억원, 아산저축은행 3억원, DH저축은행 3억원, 조흥저축은행 2억원, 솔브레인저축은행 2억원, 영진저축은행 1억2000만원, 대백저축은행 1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시장 장악력을 높이고 있는 초대형저축은행의 순익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1분기 순익은 681억원이었고 OK저축은행은 395억원, 웰컴저축은행은 271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은 186억원, JT친애저축은행은 106억원, 유진저축은행은 97억원, 애큐온저축은행은 52억원을 기록했다. 초대형사 9곳 중 페퍼저축은행(-17억원)과 OSB저축은행(-8억원)은 적자였다.  

수익성은 물론 건전성에서도 대·소형사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졌다. 예금보험공사의 저축은행 주요통계 공시를 보면 지난 3월 말 기준 소형저축은행 28곳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7.6%에 달했다. 이는 초대형저축은행(5.3%)에 비해 2%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총자산 1조원 초과 2조원 이하 대형저축은행 17곳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4.5%, 총자산 3000억원 초과 1억원 이하 중형저축은행 25곳은 4.7% 수준이었다.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여신의 합계액이 총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부실자산이 많다는 의미다. 대출 연체율에서도 소형저축은행은 7.0로 대형사(4.2%)와 초대형사(3.9%)보다 월등히 높았다. 

자금력이 떨어져 TV·온라인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 없는 소형저축은행은 지역 주민과의 유대감 강화 등 지역 밀착형 영업전략에 집중할 수밖에 없지만,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지역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관계형금융을 통한 영업방식으로만 실적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중소형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올해 하반기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실제 매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다만, 대형사의 시장 지배력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먹고 살기 힘든 영세저축은행에 대한 구조조정 가능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