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체크카드 이용액 농협·국민·신한·우리카드 순
현대·롯데·삼성 등 기업계 실적은 업계 최하위 수준
인터넷은행도 경쟁 가세…기업계 점유율 확대 어려워

▲ 올해 1분기 농협·국민·신한·우리카드 등 은행을 관계사로 둔 카드사들이 체크카드 시장 선두권을 싹쓸이하며 시장 '독주' 체제를 견고히 하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국내 체크카드 시장에서 은행계-기업계 카드사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시중은행의 영업망 네트워크를 등에 업고 체크카드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한 은행계 카드사들의 발급실적 규모는 올해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는데 반해 대기업 계열 카드사의 체크카드 실적은 업계 하위권에 머물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7일 여신금융협회의 '체크카드 발급실적 및 이용 현황'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체크카드 누적 이용금액은 농협카드가 10조4034억원으로 업계에서 가장 많았다. 이어 KB국민카드(8조1622억원), 신한카드(7조3391억원), 우리카드(4조8603억원), 기업은행(3조6619억원), 하나카드(2조9887억원) 등의 순이었다.

발급실적의 경우에도 농협카드가 2755만8000장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카드(2099만6000장), KB국민카드(1880만3000장), 우리카드(1365만1000장), 하나카드(1029만4000장), 기업은행(863만8000장)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기업계 카드사들의 실적은 저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카드의 체크카드 이용금액은 2556억원, 롯데카드는 1558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현대카드는 기업계 카드사 중 가장 적은 1020억원에 불과했다. 체크카드 신규 발급 수도 롯데(98만7000장), 삼성(93만4000장), 현대(13만8000장) 등으로 은행계에 비해 월등히 적었다.

체크카드는 신용카드보다 고객서비스와 혜택이 회사마다 비슷하고 차별화가 어려워 전국 은행 지점망 숫자가 카드 발급과 이용금액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은행계 카드사들은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에게 체크카드를 발급해주는 방식이라 회원 유치가 수월할 수밖에 없다. 

농협카드가 체크카드 시장에서 월등한 실적을 유지하는 것도 전국에 뻗어있는 농·축협 및 농협은행 지점 등 탄탄한 영업망을 확보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이에 반해 기업계 카드사들은 체크카드 사업에 소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은행과의 카드발급 업무제휴가 쉽지 않은 데다 계좌 제휴를 맺더라도 체크카드를 사용할 때 발생하는 계좌이용 수수료를 추가로 물어야 하는 등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계 카드사 입장에선 체크카드 시장이 소득공제 확대 등 세제 혜택에 힘입어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계의 '독주'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난 5월 기준 신용·체크·선불카드 등 전체 카드의 승인건수는 19억6000건으로 1년 전보다 3.1% 늘었고, 승인금액은 78조1000억원으로 6.8% 증가했다. 이중 신용카드 승인액은 59조원으로 3.8% 늘었고, 체크카드는 17조원으로 4.4% 증가했다.

체크카드의 경우 소액 결제가 많고 신용카드에 비해 가맹점 수수료율도 낮아 수익성이 떨어지지만, 은행계 카드사들은 체크카드로 예금유치 효과는 물론 앞으로 신용카드 고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잠재 고객층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만큼 체크카드 점유율 확대에 적극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거래은행 계열의 체크카드를 발급하려는 성향이 강한 데다 기업계 카드사들도 수익성이 낮은 체크카드 확대에 소극적이다보니 은행계 카드사의 실적이 좋을 수밖에 없다"며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시장점유율도 무섭게 성장하고 있어 기업계 카드사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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