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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착한 수수료 배달앱 성공할까
수수료부담 낮추려 서울시·경기도 배달 앱 출범
‘착한 소비’에만 기대어선 민간 앱과 경쟁 어려워
시장 참여자 공정 거래할 수 있는 풍토조성이 먼저
2020년 08월 05일 (수) 16:36:35 김흥수 기자 saxofone@smedaily.co.kr

서울시가 다음달 서비스를 시작하는 '제로배달 유니온'에 입점할 가맹점을 모집하고 있다. 제로배달 유니온은 착한 수수료 배달앱으로 16개 배달플랫폼이 참여하는 상생협의체다.

서울시는 소상공인 매출과 직결되는 배달수수료 부담을 낮춰줌으로써 실질적인 매출을 높이고 후발·소규모 배달플랫폼이 가맹점을 확보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제로배달 유니온을 출범시켰다. 경기도도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절감시켜 주겠다는 목적으로 오는 9월 공공배달앱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 등 민간 배달앱은 광고료와 수수료를 합한 가맹점 부담이 6~12%인데, 공공배달 앱은 이보다 최대 10% 저렴해 경쟁력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활성화될 지는 미지수다. ‘실탄’이 없기 때문이다. 배달앱 회사는 가맹점의 매출이 늘어나야 기업의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그들은 가맹점의 매출을 향상시키기 위해 마케팅에 수천억원을 투자한다. 가맹점의 매출액 향상이 기업의 수익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시장쟁탈전에 쏟아 부은 마케팅 비용이 지난 해에만 4000억원이다. 여기에 후발주자로 나선 쿠팡이츠는 올 해부터 천문학적인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붓기 시작했다. 주문수수료가 1000원이지만 배달원에게 많게는 2만3000원까지 배달비로 지급하고 있다.

공공배달앱은 이 같은 비용에 대한 경쟁 도구로 ‘착한 소비’를 들고 나왔다. 돈 앞에서 착한 소비가 먹힐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이런 점에서 ‘제로페이’ 론칭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서울시와 중기부는 지난 2017년 가맹점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줄여주겠다며 ‘제로페이’를 선 보였다. 그러나 신용카드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가맹점과 ‘고궁 할인’, ‘따릉이 할인’ 등 소비자들이 체감하지 못하는 혜택으로 신용카드회사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런 탓에 ‘사용자가 0명이라 제로페이’라거나, ‘가맹점이 절약한 수수료가 제로페이 홍보비로 쏟아 부은 세금보다 적다’는 비아냥까지 쏟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와 중기부는 ‘골목상권의 효자’, ‘착한 소비’라는 등의 미사여구로 제로페이를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소비자로써는 사용하기도 불편하고 별다른 혜택도 없는 ‘제로페이’를 사용할 이유가 없다.

가진 무기라곤 ‘착한 소비’뿐인 공공배달 앱이 민간 앱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수천억원의 세금을 쏟아 부을 수밖에 없다.

정치권은 비싼 수수료가 악(惡)의 근원인 것처럼 홍보한다. 선(善)과 악(惡)의 프레임을 짜 놓고 자신들이 절대선인 것처럼 포장한다. 그러나 시장에 뛰어들어 세금낭비나 하는 것은 정부나 지자체가 할 일이 아니다. 정부나 지자체의 임무는 시장참여자가 공정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감시하고 시정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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